국회가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사고 발생 약 1년 만이다. 참사 원인 조사는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맡고 있는데,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15일 국회에서 “(사조위 조사 내용을) 단 한 번도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주무부처 장관이 핵심 내용을 몰랐다는 건 무책임하다"고 직격했다.
이날 회의에서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월 8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조위의) 용역 결과를 언제 보고받았냐"고 물었다. 김 장관이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하자, 서 의원은 "그러면 궁금하지도 않았느냐"고 따졌다. 김 장관은 "무지하게 궁금하다. 돌아버릴 정도로 궁금하다"고 답했다.
서 의원은 "사고 직후 '로컬라이저(방위각 제공시설) 설치 기준에 적합하다' '규정 위반이 없다'던 국토부 입장이 반복적으로 바뀌었고, 이후 국가권익위원회 판단과 용역 결과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 나왔다"며 "주무부처 국무위원으로서 진솔한 입장 발표와 확인이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김 장관은 "사조위 조사 내용은 장관이 보고받을 수 없고 관여해서도 안 된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는 지적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국토부가 가진 자료는 최대한 제출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자료 제출에 소극적인 공무원에 대한 징계 가능성도 언급했다.
사고 원인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이날 사조위는 조사 진행 상황과 후속 조치 등을 설명했지만 의원들은 연구 용역보고서의 원문 등을 요구했다. 여야 의원들은 특히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를 설치한 구조물(일명 '콘크리트 둔덕')이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진철 부산지방항공청장을 상대로 "공항안전 기준이 있음에도 왜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됐는지 경위가 명확히 밝혀진 게 없다"며 "누가 어떤 이유로 설치했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 청장은 "1999년 설계대로 설치됐고 시공 과정에서 2003년 콘크리트 둔덕으로 변경됐다"면서도 "어떤 경위로 지시가 있었는지 자료를 찾지 못했다. 자료 보존이 안 된 것으로 파악한다"고 답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1999년 설계와 달리 2003년 확인되지 않은 경위로 부러지기 쉬운 구조가 콘크리트 구조물로 변경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관계자 명단과 계약서 원본, 공문 타임라인 제출을 요구하며 “필요하면 청문회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했다.
사조위가 조사 과정에서 조종사 과실을 시사했다는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조종사는 허드슨강의 기적에 견줄 만큼 기적적인 동체 착륙을 성공시켰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조종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면 영웅이 됐을 분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컸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국정조사는 지난해 말 여야 지도부 논의를 계기로 본격화됐다. 국회는 사고 조사와 책임 규명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조위를 국무총리실로 이관하는 내용의 '항공·철도사고조사 관련 법' 개정안도 이날 오후 열릴 본회의에 부의한 상태다.
특위는 오는 20일 무안공항 현장실사를 실시하고, 22일 청문회를 거쳐 27일 최종 결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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