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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부동산 못 믿어"…찐부자들 베팅하는 곳 따로 있었다 [차이나 워치]

입력 2026-01-15 11:51   수정 2026-01-15 12:07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광둥성 출신 기업가 리장씨는 2020년 이후 자신이 갖고 있는 부동산을 하나씩 처분하고 있다. 주요 상업지구에 있는 아파트부터 교외에 있는 고급 빌라까지 그의 부동산만 총 7가구였다.

하지만 지금은 직접 거주하는 아파트와 해외에서 유학 중이 아들이 귀국하면 사용할 아파트까지 딱 두 가구만 남았다. 그의 친구들은 그의 행동을 의아하게 여겼다. 수십년 동안 중국 자산가들 사이에서 부동산 보유는 은퇴 준비와 부의 대물림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겨져와서다.

60대 리장씨는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부동산 투자는 이제 불확실하거나 오히려 짐처럼 느껴진다"며 "편한 노후를 위해 집 한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 일부를 고액 생명보험과 프리미엄 의료보험으로 옮겼다. 아들에게는 신흥산업에 투자하는 신탁상품에 자금을 배분하도록 했다.
부동산 팔고 금, 보험으로 자산 이동
최근 중국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부동산을 팔고 금융상품이나 금으로 이동하는 은퇴·투자 전략의 재편이다.

중국 후룬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고액 자산가들은 부동산 보유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대신 보험상품, 금, 해외 자산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유동성과 자산 안정성에 대한 중국 고액 자산가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어서다.

중국에서 수년간 부동산 투자 수익률 급락하고 급속한 고령화가 이뤄지면서 이런 흐름이 탄력을 받고 있다. 고액 자산가로부터 시작된 이런 흐름은 중국 전반의 은퇴와 투자 시장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높다.

후룬연구소의 '중국 고액 자산가 은퇴 전략 보고서'를 보면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3억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약 5만5000명이 은퇴 연령에 진입하고 있다. 반면 고액 자산가 가구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순자산 1000만위안(약 21억1000만원) 이상 가구 수는 전년 대비 0.8% 감소한 206만6000가구로 집계됐다. 초고액 자산가 가구는 같은 기간 1.7% 줄어 13만가구에 그쳤다. 자산 기반이 줄면서 향후 현금흐름 안정성과 리스크 노출에 대한 민감도는 높아지는 추세다.



그간 중국 고액 자산가들의 부 축적은 부동산 가치 상승과 기업 배당에 크게 의존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 1년간 이들은 투자용 부동산과 은행의 자산관리상품 보유 비중을 줄이는 대신 보험, 금,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로 눈 돌리고노인 요양시설 '주목'
앞으로 중국 고액 자산가들이 보유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 자산군 1위는 보험(47%)이었다. 금(42%), 주식(34%)이 뒤를 이었다. 반면 투자용 부동산과 토지 보유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9%, 은행 예금 등을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25%에 달했다.

한때 중국 경제의 핵심 성장 엔진이었던 부동산 산업은 여전히 장기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가 위축되고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압력이 심화하고 있다.

중국 고액 자산가들은 자산 분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고액 자산가의 45%는 이미 해외 금융자산을 보유한 상태다. 평균적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56%는 향후 1년간 해외 자산 비중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퇴 관련 주요 우려 요인으로는 건강 리스크(44%)가 가장 많았다. 가업 경영 리스크(25%)나 자녀의 결혼 및 이혼 등 가족 변화(25%)도 두드러졌다.



은퇴 후 거주 형태도 변하고 있다. 고액 자산가 가구는 노인 요양시설 거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입소 평균 연령은 70세이며, 연간 비용은 약 27만5000위안 수준이다.

인공지능(AI) 역시 이들의 은퇴 수요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응답자의 절반 가량은 원격 의료와 웨어러블 기기에 관심을 보였다. 전체의 4분의 1은 AI 진단과 스마트 병원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SCMP는 "중국 고액 자산가들이 채택하는 이러한 은퇴 및 투자 전략은 궁극적으로 중국의 중산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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