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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매파' 금통위…이창용 "환율이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

입력 2026-01-15 14:08   수정 2026-01-15 14:19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가장 큰 이유로 '환율'을 꼽았다. 고환율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내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금리 인하' 문구가 사라졌고, 지난 8월 이후 계속 나왔던 금리 인하 소수의견도 없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메시지가 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5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금리를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중요한 결정 이유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환율이 지난 연말 40원 이상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1400원대 중후반 수준으로 높아져 상당한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환율 상승의 상당 부분이 글로벌 통화 흐름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4분의 3 정도는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었고 나머지 4분의 1 정도는 우리만의 요인(수급)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당연히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펀더멘털 외에 수급 요인도 상당 정도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 물량을 줄이고, 환헤지를 가동하는 등 환율 안정에 기여하는 모습이지만 개인투자자의 달러 환전은 여전히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총재는 "올해 1월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자금은 지난해 10~11월과 유사하다"며 "환율이 일정 수준으로 내려가면 대규모로 달러를 사는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합리적으로 투자하는 것이지만 단기적으로 시장의 수급 쏠림이 나타나고,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바꿔야 할 필요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전원일치 의견으로 결정됐다. 앞서 지난해 8월, 10월, 11월에는 신성환 위원이 홀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으나 이번에 의견을 바꿨다.

금통위원의 향후 3개월 전망도 매파적인 흐름이 나타났다.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향후 3개월 내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좋겠다고 언급했다. 3개월 간 동결에 무게를 둔 위원은 지난 8월 1명에 그쳤으나 10월 2명, 11월 3명에 이어 이달 5명으로 늘었다.

이 총재는 "향후 3개월에는 대다수 위원이 동결 기조로 보고 있다"며 "그 이후 6개월 뒤에는 어느 방향이 될지는 데이터를 보면서 결정하자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는 '금리 인하'라는 표현이 삭제됐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세 회복을 지원해 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는 이 대목에 금리 인하가 언급됐다. 당시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성장 및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 총재는 환율 수준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한은 금리 정책은 환율을 보고 하지 않고 환율이 물가에 주는 영향을 보고 한다"며 "금리로 환율을 잡으려면 한 2∼3%포인트 올려야 하고,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환율 원인으로 펀더멘털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데 금리를 올리면 성장이 악화한다"며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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