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면 수출액이 11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구글 레시피 검색에서 ‘비빔밥’이 1위에 오르는 요즘. 할리우드 셀럽인 귀네스 팰트로가 집에서 김치를 담그는 영상조차 낯설지 않다. 미국 뉴욕을 열광시킨 기사식당, 한국식 치킨 열풍, 유네스코가 인정한 ‘장 담그기 문화’까지 우리의 음식 문화가 세계에 번져가고 있다. 여기서 질문.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한국의 음식이 ‘미식 문화’로서 뿌리내릴 수 있을까.
일본의 스시가 1980년대 경제 전성기와 맞물려 정부 주도의 국가 전략으로 서구 엘리트층을 중심으로 번져 나갔다면 한식은 전혀 다른 방식의 길을 걷고 있다. 애초에 드라마와 영화, SNS를 타고 아래에서 위로 확산했기 때문이다. 하나의 ‘놀이’와 ‘트렌드’로 소비되고 있는 한식을 미식의 경지로 끌어올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미식의 수도이자 파인 다이닝의 정점에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우리의 맛을 알리고 있는 셰프들을 만났다.
서울 합정동의 작은 가게에서 시작한 돼지곰탕 ‘옥동식’은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 일본 도쿄에 이어 올겨울 파리 중심부에 입성했다. 맑은 국물의 돼지곰탕 한 그릇을 먹기 위해 파리지앵들이 한겨울 긴 줄을 서는 풍경이 매일 펼쳐진다. 미식의 영역을 경험 디자인으로 끌어올린 프랑스의 다이닝 ‘발보스테’는 명품 브랜드들이 줄 서는 혁신의 아이콘이 됐다. 이를 이끄는 한국인 여성준 셰프는 우리의 식재료와 한국 고전 속 이야기들을 접목하며 세상에 없던 맛을 끌어내 소개한다. 파리 한복판 5성급 호텔에선 김나래 수석파티셰가 프랑스인들의 연말연시 ‘디저트 문화’를 책임지고 있다. 어린 시절의 전통 과자들을 추억하며 만들어낸 맛이 파리의 미식가들에게 극찬을 받고 있는 것.
자신들이 발 딛고 선 작은 곳에서 각자의 언어로 우리의 맛을 전파하는 사람들, 그들을 ‘미식 외교관’이라고 할 만하다. 지금도 세계의 주방 어딘가에서 맛을 창조하고 있는 모든 셰프에게 박수를.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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