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철강사 바오우는 “단순한 규모 확장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고 선언하고 올해 경영 방향으로 ‘고급화·지능화·녹색화’와 함께 ‘고효율화’를 내걸었다. 업계는 바오우의 메시지가 “생산과 판매를 늘려 점유율을 높이던 시기와는 결이 다르다”는 해석을 내놨다.안강은 공정 효율 개선과 저탄소 공정 확대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구조를 바꾸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했고, 허강은 철강 생산·품질관리 전 과정에 디지털·AI 적용을 확대해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사강은 “모든 설비를 탄소 초저배출 설비로 개조하겠다”고 공언했다. 수소환원제철 실증 설비 가동 시점을 앞당겨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무역 장벽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민영 철강사의 선두 주자 젠룽그룹은 신년사에서 “극도의 원가 절감과 하이엔드 강재 시장으로의 전면 전환”을 선포했으며, 서우강도 올해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규정하고 기술 혁신을 ‘첫 번째 경쟁력’으로 내걸었다.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 ‘빅6’ 철강 기업의 신년사를 향후 5년의 경영 선언문으로 읽고 있다. 올해는 중국이 제15차 5개년 계획의 첫해를 맞는 시점이다. 중국에선 5개년 계획이 바뀔 때 중앙·지방정부의 투자 우선순위와 규제 강도, 기업 평가 기준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철강사의 고급화·지능화·녹색화 구호가 정책과 맞물리면 실행력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는 이 같은 중국 회사의 움직임이 글로벌 제품 가격을 안정시키겠지만 자동차 강판, 전기 강판, 고급 후판 등 프리미엄 시장에선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철강회사 관계자는 “중국이 ‘규모’ 대신 ‘기술’로 승부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라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기업이 초격차 기술 확보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방 시장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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