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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개발 기준 충족 못해"…네이버, 국대 AI 탈락 이변

입력 2026-01-15 17:17   수정 2026-01-16 01:01

‘소버린 인공지능(AI)의 원조’를 강조해온 네이버클라우드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처음부터 끝까지’(프롬 스크래치) 독자 기술로 설계했어야 하는데 네이버가 5개 컨소시엄 중 ‘독자성’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차 선발전에 패자부활전을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네이버는 이번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나 재도전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독자성 논란, 개발 속도 발목 잡나

네이버의 탈락은 지난달 30일 5개 컨소시엄의 성과 발표 이후 어느 정도 예상됐다. 일부 후보를 대상으로 중국의 오픈소스 모델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식의 독자성 논란이 불거졌다. 과기정통부는 15일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술·정책적 부문에서 기준을 만족하지 못했고 전문가들도 기술적 한계성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알리바바의 AI 모델인 큐원 기술(인코더 가중치)을 일부 차용했다는 점이 결정적인 결격사유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의 탈락으로 독자성 기준과 관련한 논쟁이 더 커질 전망이다. 장동인 KAIST 김재철AI대학원 교수는 “정부는 기초 언어 처리까지 독자 구현해야 한다고 본 것 같다”며 “근본적으로 프롬 스크래치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프로젝트를 진행한 데서 비롯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AI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벤치마크에서 사용자 평가와 에이전트 중심으로 넘어가는 국면에서 독자성 기준이 과도하면 시장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을 위한 선택을 도덕적 해이로 볼 순 없다”며 “2차 심사부터는 규칙 자체를 다시 짤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음 단계는 ‘시장 검증’
이날 브리핑에서 과기정통부는 1차 단계 평가 결과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 SK텔레콤 컨소시엄이 2차 단계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성과 발표에서는 LG AI연구원이 벤치마크 성능에서 가장 돋보였다. 예상과 달리 2개 팀이 탈락한 만큼 과기정통부는 올해 상반기 ‘패자부활전’을 통해 1개 정예팀을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탈락한 팀을 포함해 모든 기업이 재도전할 수 있지만 네이버는 재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NC AI는 아직 재도전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독자성 논란과 별개로 기술 성과는 대체로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픈소스 모델 생태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허깅페이스의 클레망 들랑그 최고경영자(CEO)가 이례적으로 글로벌 리더보드 20위권에 한국계 모델 3개가 동시 진입한 것을 언급했을 정도다. 미국과 중국 제품이 선점한 시장에 한국 제품이 처음으로 명함을 내민 것이다.

업계에선 다음 관문이 ‘시장 검증’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영기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딥시크 모델도 논문보다 실제 몇억 명이 체감한 사용 경험을 통해 주목받았다”며 “AI 모델의 경쟁력은 결국 시장에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독자성을 고집하다가 자칫 갈라파고스로 전락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연말까지 총 2개 정예팀을 선발할 계획이다. 이 팀에는 데이터 공동 구매(100억원), 방송영상 데이터(200억원), 학습용 데이터 구축·가공(팀별 28억원), 그래픽처리장치(GPU·1576억원) 지원이 이어진다.

이영애/최지희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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