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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재무장관도 못막는 고환율…정부·공기업부터 달러 공급 늘려야

입력 2026-01-15 17:29   수정 2026-01-16 00:09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원화가치의 급격한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를 우려하는 메시지를 내놔 주목된다. 그제 밤 미 재무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구윤철 경제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원화가치 하락과 관련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 재무장관이 한국 외환시장에 공개 개입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것도, 이를 공식 자료로 배포한 것도 이례적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이 환율 안정 필요성에 교감한 것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환율 안정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으로서도 3500억달러(약 512조원)에 달하는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이 급격한 원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베선트 장관의 입을 빌린 시장 개입 효과는 크지 않았다. 어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50전 내린 달러당 1465원으로 개장했지만, 곧 1470원 언저리를 넘나들었고 1469원70전에 낮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억지로 1429원80전까지 떨어뜨렸지만 다시 1470원 위를 넘보는 상황이다. 외환보유액을 투입한 시장 개입과 국민연금 환헤지, 수출기업 외환 조사 등 온갖 정부 대책이 먹히지 않고 있다.

1000억달러가 넘는 경상수지 흑자 등을 감안하면 지금의 고환율은 대미 인프라 투자 및 서학개미 투자에 따른 수요와 함께 시장 불안 심리가 부추긴 투기 수요와 가수요 영향도 무시하기 어렵다. 달러예금, 달러보험에 큰돈이 몰리고 심지어 당근마켓에서의 달러 거래까지 증가하는 건 비정상적 가수요를 방증한다.

어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말처럼 환율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쓰기도 어렵다. 정부가 비상대책이라며 총동원했지만 먹히지 않는 수출기업과 금융회사를 겁박하는 과거 방식이 아니라 이제라도 가수요 심리를 해소하는 데 주안점을 두는 게 옳다. 달러 투기는 엄단하되,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 달러 공급을 늘릴 방도를 찾아야 한다. 정부는 당장 다음달 20억~30억달러로 잡고 있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규모를 더 늘리고, 신용도가 높은 공기업의 달러 조달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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