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버스는 적자가 발생하면 서울시가 이를 보전하는 준공영제로 운영된다. 문제는 각 회사에서 비용 통제와 경영 혁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2004년 대중교통 환승 할인과 함께 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된 이후 2022년까지 누적 재정지원액은 6조3000억원에 달한다. 연간 지원 규모도 2020년 1705억원에서 2021년 4561억원으로 급증한 뒤 2022년 8114억원, 2023년 8915억원 등 8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서울 성동구의 올해 예산(7642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노사 협상도 ‘총파업→시민 불편→타협→재정 투입’이라는 공식으로 굳어지기 쉽다. 파업이라는 강수를 두면 결국 재정이 투입되는 구조인 만큼 협상이 반복될수록 적자가 누적된다.
버스 노조 내부에서는 총파업으로 임금 인상 요구를 관철할 수 있다는 학습 효과가 형성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파업 과정에서는 560여 대의 시내버스가 정상 운행에 나섰다는 이유로 해당 기사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기사 좌표 찍기’와 압박을 당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지며 파업의 강도와 부작용이 한층 두드러졌다.
서울시는 노조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매년 1800억~2500억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 부담이 쌓이면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시내버스 요금을 100원 올리면 연간 약 1000억원의 수입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한 해 100~200원 수준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시민 이동권을 담보로 한 협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준공영제 전반에 대한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원 상한 설정, 성과 연동형 보전 체계 도입, 외부 독립기관에 의한 원가·회계 검증 의무화 등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준공영제가 공공성을 강화하는 대신 사업자 입장에서 비용 절감이나 서비스 혁신에 나설 인센티브를 거의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표준운송원가 산정의 불투명성, 회계 검증의 한계, 적자 상태에서도 배당이 가능한 구조 등도 문제로 거론된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명예교수는 “준공영제는 원래 공공이 소유하고 민간이 운영하는 방식인데 한국에서는 민간이 소유와 운영을 모두 맡고 지자체가 비용을 사실상 전액 부담하는 기형적 형태로 굳어졌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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