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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하이픈 "'대상 가수' 그 다음의 앨범, 칼 갈았습니다" [인터뷰+]

입력 2026-01-16 08:00   수정 2026-01-16 15:04



"이번 앨범이요? 작년 연말에 대상을 받았기 때문에 '대상 가수 그다음의 앨범'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여태 나온 앨범 통틀어 가장 만족스러워요. 오랜 시간 칼을 갈며 준비했습니다."


그룹 엔하이픈(ENHYPEN) 멤버들의 목소리에서는 단단한 자신감이 흘러넘쳤다. 지난해 각종 시상식에서 총 3개의 대상을 거머쥐며 '대상 가수' 타이틀을 따낸 이후 첫 컴백인 만큼 비장함이 남달랐다. "이렇게까지 만족스러웠던 앨범은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신보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자부심 못지않게 묵직한 책임감도 한편에서 이들을 지탱하고 있는 듯했다. 성훈은 "감사하게도 작년에 3개의 대상을 받았다. 그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면서 "미니앨범이지만, 정규앨범과 같은 스케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앨범 이야기에 앞서 대상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마마 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았을 당시 멤버들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를 떠올리며 정원은 "정말 많이 울었다. 개인적으로 무딘 편이라 안 울 줄 알았는데, '엔하이픈'이라고 이름이 불리니까 눈물이 바로 나더라. 연습생 때 생각도 나고 데뷔 초 코로나19로 팬분들을 못 만났던 것도 생각났다"고 전했다.

이어 "대상이라는 게 의미가 매우 크지 않나. 특히 우리가 받은 건 100% 팬들의 투표로 정해지는 '팬스 초이스'라는 상이었다. 정말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막 쏟아졌다"며 웃었다.

이들은 데뷔 때부터 '2025년 대상 수상'을 목표로 정했었다고 한다. 성훈은 "그렇게 하나의 목표만 보고 달려왔는데 달성했다"며 미소 지었다. 정원은 "대상을 받고 난 뒤 대기실에서 '더 열심히 하자'는 얘기를 했다. 대상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엔진(공식 팬덤명) 분들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대상 가수에 걸맞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엔하이픈은 줄곧 '뱀파이어'를 소재로 앨범의 서사를 전개해왔다. 이번 미니 7집 '더 신 : 배니시(THE SIN : VANISH)'로는 인간과 뱀파이어가 공존하는 세계에서 사랑을 위해 금기를 깨고 도피하는 연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특히 모든 트랙의 서사·가사·사운드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콘셉트 앨범'으로 차별점을 줬다. 6개의 음원, 4개의 내레이션, 1개의 스킷(상황극)을 정교하게 배치해 뱀파이어 연인이 도피를 결심한 순간부터 그 끝에 마주한 복합적인 감정까지의 흐름을 연결성 있게 그려냈다.

정원은 "전작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뱀파이어로 만들고자 하는 욕망과 고민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연인과 함께 도피하는 내용이 메인 콘셉트"라면서 "첫 트랙부터 마지막까지 내용이 이어진다. 순서대로 들으시면 콘셉트를 이해하는 데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니키는 "오래전부터 이번 앨범에 대한 얘기를 나눴었다. 작년 4월에 미국에서 2시간이 넘도록 '어떤 장르를 하고 싶냐'는 이야기를 했었다"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이야기했는데 결국 의견이 합쳐지는 걸 보니 각자가 원하는 목표가 또렷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모두가 만족스러운 앨범을 만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대미문의 사건을 추적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 '미스터리 쇼' 형식을 차용한 점이 특별하다. '미스터리 쇼'의 진행자 목소리는 배우 박정민이 맡았다. 성훈은 박정민의 팬이었다면서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스토리를 동화책 읽듯이 쉽게 표현해줘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나이프'는 힙합 장르로 도망자가 된 연인의 내면을 표현했다. 뱀파이어 사회의 규칙을 수호하는 추격대의 칼날을 되받아치겠다는 자신감, 그 순간에 느낀 위험조차 즐기는 대담함이 투영됐다.

희승은 "타이틀곡을 선정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후보가 4, 5곡 정도였다. 그중에서 궁극적으로 가장 좋았다고 느낀 게 '나이프'였다. 업 템포의 트랩 장르인데, 이렇게 트렌디한 장르의 트랩 힙합을 다루는 게 처음이다. 우리와 굉장히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퍼포먼스적으로도 보여드릴 게 많다"고 자신했다.

타이틀곡 작사에는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가 참여했다. 제이는 "실제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해준 작사라서 내 입에 붙여서 불러봤을 때도 잘 맞았다. 우리는 흔히 '맛있게 불린다'는 말을 쓴다"면서 "음악 자체의 퀄리티를 높여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엔하이픈은 컴백에 맞춰 뱀파이어 세계관을 접목한 '헌혈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6일부터 25일까지 헌혈의 집 3개소(신촌센터, 강남역센터, 성수센터)와 헌혈 버스에서 전혈, 혈소판 헌혈을 완료한 이에게 특별 기념품을 제공한다. 헌혈 버스는 '더 신 : 배니시' 발매 기념 팬 쇼케이스가 열리는 고려대학교, 하이브 용산 사옥, 여러 방송국 인근 등에 배치된다.

정원은 "선한 영향을 주는 캠페인이지 않나. 처음에 한다는 말을 듣고 너무 큰 영광이었다"면서 "여러 명을 살릴 수 있는 캠페인이기 때문에 팬분들도 동참해주신다면 더 많은 좋은 영향력이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도 가능하다면 헌혈할 생각이다. 해외에 갔다 온 지 4주가 지나야 할 수 있더라. 아직 2주밖에 안 지나서 그 뒤에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자칫 뱀파이어 세계관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져서 진입장벽을 높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엔하이픈의 답은 명확했다.

"한 번도 안 본 건 있어도, 한 번만 본 적은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디테일과 여러 요소가 많은 앨범을 선보이는 그룹이지만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빠져들 거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저희를 한 번도 못 본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앞으로 저희가 고민해야 할 건 이거 같아요. 전 세계에서 K팝을 모르는 분들에게도 어필이 되는 앨범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제이크)

엔하이픈의 미니 7집 '더 신 : 배니시'는 16일 오후 2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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