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와 다년간의 독점 스트리밍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15일(현지시간) 버라이어티 등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 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넷플릭스는 극장 상영과 홈 엔터테인먼트(블루레이·VOD 등) 유통이 종료된 이후, 소니가 제작·배급한 영화를 전 세계에서 독점 스트리밍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페이-1(Pay-1)' 계약으로 부르며, 극장 개봉 이후 가장 가치가 높은 스트리밍 창구로 평가된다.
넷플릭스는 이미 미국과 독일, 동남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 소니 장편 영화에 대한 페이-1 권리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번 계약을 통해 이를 전 세계로 확대하게 됐다. 새로 체결된 '글로벌 페이-1' 계약은 각국의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2026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2029년 초 전 세계적으로 완전 적용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이번 계약에 따라 자사 플랫폼에서 스트리밍될 주요 소니 영화 라인업도 공개했다. 크리스틴 해나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나이팅게일', 애니메이션 영화 '버즈', 닌텐도의 인기 게임을 실사화한 '젤다의 전설', 내년 개봉 예정인 마블 프랜차이즈의 신작 '스파이더맨: 비욘드 더 유니버스', 그리고 샘 멘데스 감독이 연출하는 '비틀스 전기영화 4부작' 등이 포함된다.
소니픽처스는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소니그룹의 핵심 엔터테인먼트 자회사로, 컬럼비아 픽처스·트라이스타 픽처스 등 다수의 영화 스튜디오와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거느리고 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주만지', '언차티드' 등 글로벌 흥행 프랜차이즈를 다수 보유한 것이 강점이다.
넷플릭스의 라이선싱·프로그램 전략 부문 부사장 로런 스미스는 "전 세계 회원들은 영화를 사랑한다"며 "소니의 사랑받는 영화들에 대한 독점적인 접근권을 제공하는 것은 넷플릭스 구독의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요소"라고 밝혔다.
양사는 계약의 구체적인 재정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할리우드 전문 매체 데드라인과 버라이어티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거래 규모가 70억달러(약 10조3000억원)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는 스트리밍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페이-1 계약으로, 2021년 체결된 미국 내 5년 계약(약 25억달러)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공격적인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경쟁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플TV+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극장 흥행력이 검증된 메이저 스튜디오 영화의 독점 확보는 가입자 유지와 신규 가입자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한편 넷플릭스는 콘텐츠 확보를 넘어 미디어 산업 전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와 총 827억달러(약 121조5000억원) 규모의 스튜디오·스트리밍 사업부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지형이 대대적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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