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기업 인수·합병(M&A)과 차입이 급증한 데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투자은행 및 마켓 부문에서는 연간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15일(현지시간)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 46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은 14.01달러였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4억5000만 달러로 3% 감소했다. 이는 애플 신용카드 사업을 JP모건체이스에 매각하기로 한 합의와 관련된 일회성 조정이 반영된 영향이다. 다만 해당 거래는 4분기 EPS를 46센트 끌어올렸다.
모건스탠리도 4분기 순이익과 매출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7%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자산관리 부문 매출도 13% 늘었다.
모건스탠리의 최고경영자(CEO) 테드 픽은 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무리하게 나아갈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분기 배당금을 주당 50센트 인상해 4.50달러로 올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산·자산관리 사업 부문에서 중간 수준이 아닌 ‘하이틴(high teens)’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재무 목표를 제시했다. 하이틴 수익률은 연간 수익률이 10%대 후반, 보통 17~19% 수준을 뜻하는 표현이다.
주식시장 강세와 함께 기업 이사회와 경영진 사이에서 인수·합병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월가의 주요 수익원은 다시 활력을 얻고 있다.
은행권은 올해가 사상 최대 규모의 IPO 시장이 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우주 로켓 제조업체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 기업 앤스로픽 등이 상장을 검토 중이다.
인수·합병 증가세는 거래 성사를 지원하는 대출 확대도 동반하고 있다. 대형 은행들은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와 각종 인프라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대출을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업계 전체의 부채 인수 규모는 2020년의 기존 최고치를 넘어섰다.
모건스탠리에서는 4분기 채권 인수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93% 급증하며 투자은행 수수료 증가를 이끈 핵심 부문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의 4분기 투자은행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자문 수수료와 부채 인수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업계 전반의 딜 규모도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글로벌 기준으로 2025년 인수·합병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사모펀드의 거래 재개가 영향을 미쳤다.
골드만삭스의 4분기 트레이딩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이는 헤지펀드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대출 확대에 힘입은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헤지펀드 대출을 포함하는 주식 금융 부문에서 4분기와 연간 모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자사가 ‘FICC 파이낸싱’으로 분류하는 부문에서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 부문에는 투자회사에 제공하는 자본 콜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기관 등에 제공되는 웨어하우스 파이낸싱 등 다양한 형태의 대출이 포함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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