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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필드發 사모펀드 '법리 다툼'…이지스 "LP 간섭 못해" vs 신세계 "계약 위반"

입력 2026-01-16 14:38   수정 2026-01-16 16:52

이 기사는 01월 16일 14: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서울 강남권 핵심 오피스 자산 ‘역삼 센터필드’ 매각을 추진하는 데 공동수익자인 신세계프라퍼티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사모펀드를 둘러싼 본질적인 운용 권한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자본시장법상 펀드 자산 처분은 운용사(GP)의 고유 권한으로, 투자자(LP) 동의가 필요한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모펀드에서는 개별 투자자 약정에 따라 자산 처분 등 핵심 의사결정에 수익자의 동의권을 두는 구조도 가능하다는 해석이 있어 법적 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역삼 센터필드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해외 자문사들에 배포하며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일방적인 매각 추진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법적 대응과 함께 운용사 교체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역삼 센터필드는 신세계프라퍼티와 국민연금이 각각 49.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역삼 센터필드를 담은 펀드의 운용사(집합투자업자)로, 직접 지분은 0.6%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투자자가 운용사에 자산 운용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며 자산 매각은 운용사의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올해 10월 펀드 만기를 앞두고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 펀드의 이익과 리스크 측면에서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며 수익자 동의가 필수 조건은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사태는 ‘자본시장법의 일반 원칙’을 내세운 운용사와 ‘계약 준수 및 신뢰’를 강조하는 투자자의 논리가 정면으로 충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자본시장법을 근거로 매각 추진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은 투자자가 운용사에 자산 운용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운용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이른바 ‘OEM 펀드’(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 펀드)의 폐해를 막기 위한 법적 장치다.

다만 자본시장법상 규정이 모든 사안을 일률적으로 규율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역삼 센터필드 펀드는 자본시장법 내용을 담은 정관과 별도로 수익자와 운용사 간 투자 계약서를 쓰고, 그 안에 자산 매각 및 이관 등 주요 사안에 대해 운용사 동의를 구하도록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계약서에는 '정관과 투자 계약이 충돌할 경우 투자 계약이 앞선다'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도 파악된다.

실제로 신세계프라퍼티는 매각 반대 입장 발표에 앞서 복수의 법무법인으로부터 ‘본건은 정관상의 일반 규정보다 투자계약이 우선 적용될 수 있다’는 취지의 법률 검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운용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게 법상 원칙이지만, 투자계약의 내용에 따라 자본시장법 적용 여부가 달라질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도 신세계프라퍼티의 입장에 힘을 싣고 있다. 국민연금은 내부적으로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에 따른 ‘지배구조 변동’ 이슈를 문제 삼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규정상 위탁 운용사의 경영진이나 대주주가 변동될 경우 이는 자금 회수나 운용사 해임이 가능한 ‘중대 위반’ 사안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이 매각 방침을 유지할 경우 이번 사태가 법적 다툼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익자들이 운용사 해임 절차를 밟는 동시에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 등 실력 행사에 나설 경우,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와 주요 ‘큰손’들 간의 전례 없는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삼 센터필드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원 옛 르네상스호텔 부지에 들어선 초대형 프라임 오피스다. 지하 7층~지상 36층 2개 동, 연면적 23만9242㎡ 규모로 2021년 준공 이후 공실률 ‘제로(0%)’를 유지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2022년 말 7085억원에서 2024년 말 7428억원으로 증가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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