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구용 위고비 제제는 생체이용률(BA)이 최대 1% 수준에 그치지만, 라파스에서 개발한 비만 패치제는 30% 수준의 BA를 확인했습니다.”
정도현 라파스 대표는 16일 인터뷰에서 “RapMed-2003은 주사 제형의 불편함과 경구제의 극히 낮은 BA로 인한 효율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투여 방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 기반 비만치료제 ‘RapMed-2003’을 개발 중이다. 주요 성분은 위고비의 주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다. 라파스는 건강한 성인 대상 1회 투약 임상 1상을 진행했고, 최근 결과를 발표했다. RapMed-2003 임상 1상의 가장 큰 의미는 단 1회 부착으로 혈중에서 약물이 검출되고 약동학(PK) 프로파일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그는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은 크게 피부 국소부위 치료, 피부 면역세포 자극(백신), 그리고 혈액으로 들어가 전신 순환하면서 작용하는 방식 세 가지로 나뉜다”며 “이번 임상 1상은 그중 가장 마지막 단계인 ‘전신순환’에서 약물이 정량적으로 흡수되고 검출된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상 1상에서 확인된 RapMed-2003의 BA는 30% 수준이다. BA는 투여된 약물 가운데 실제로 혈액으로 흡수돼 전신에서 작용하는 비율이다. 약효의 예측 가능성과 용량 설계, 비용 효율성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다.
현재 상용화된 대표적인 경구용 비만치료제인 리벨서스(위고비 동일 성분)의 BA가 약 0.4~1% 수준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RapMed-2003은 경구 제형 대비 구조적으로 높은 흡수 효율을 확보한 투여 방식으로 평가된다.
정 대표는 “BA 우위를 바탕으로 경구제 대비 낮은 용량으로도 안정적인 약효 설계가 가능하다”며 “흡수 효율이 뒷받침되면 리벨서스가 1일 1회 복용 제형인 것과 달리, RapMed-2003은 투여 간격을 더 넓히는 제형 설계도 가능하다”고 했다.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휩쓸고 있는 노보노티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는 모두 주 1회 투약하는 주사제다. 냉장 보관이 필수적인 펩타이드 제형으로 저개발 국가에서는 유통과 보관에 제약이 따른다. 여행 등 일상 환경에서도 냉장 보관이 쉽지 않고, 주사제라는 투여 방식 자체가 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빅파마들은 주사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경구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펩타이드 기반 GLP-1 제제의 특성상 BA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위산과 소화효소에 의해 약물이 대부분 분해되면서 실제 혈중으로 흡수되는 비율이 극히 낮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용량 설계와 까다로운 복용 조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RapMed-2003의 경쟁력은 ‘경구 대비 효율’이다. 정 대표는 “주사제는 100을 넣으면 거의 100이 혈액에서 검출되지만, 패치는 100을 넣으면 30이 검출된다”며 “반면 경구제는 1 정도만 혈액에서 검출되고, 소화기관에서 파괴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구제는 주사제 대비 용량을 200배, 300배까지 올리는데도 복용 편의성 때문에 허가까지 간 것”이라고 했다.
라파스는 연내 RapMed-2003의 임상 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목표 혈중 농도에 도달할 수 있도록 최종 제품 설계와 디자인을 잡은 뒤 2상에 들어갈 것”이라며 “임상 2상에서 BA를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1일 1회뿐 아니라 주 1회 패치 제형으로 확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는 “임상 1상에서 사용한 것보다 진보된 기술을 이미 확보했으며, 주 1회 투여까지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경구제와 주사제 사이의 대안뿐만 아니라 새로운 투여 옵션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 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6년 1월 16일 14시55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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