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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자 몸이래요"…병원간 20대 女 충격받은 사연 [건강!톡]

입력 2026-01-17 18:14   수정 2026-01-17 18:15

#지난해 가을 결혼한 1997년생 A씨는 최근 산전 검사 결과를 받아 들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결혼 후 천천히 아이를 계획하려 했지만, 검사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난소 나이가 40대 초반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또래보다 이른 결혼이었기에 출산은 여유 있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A씨는 결국 계획을 앞당기기로 했다. A씨는 "1년 안에 자연 임신이 안 되면 시험관 시술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1년생인 B씨는 재작년 결혼 후 산전 검사를 받았다가 의료진으로부터 "폐경에 가까운 상태"라는 설명을 들었다. 아직 30대 중반이었지만, 의사는 임신 가능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B씨는 결국 다니던 일을 그만두고 임신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는 "검사 결과 하나로 인생의 우선순위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20대도 예외 없다…난소 나이 충격 사례 확산

이처럼 최근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난소 나이' 검사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는 경험담이 잇따르고 있다.

난소는 난자를 만들고 에스트로겐 등 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여성 생식기관이다. 자궁 좌우에 하나씩 위치하며, 흔히 '알집'으로 불린다. 나이가 들수록 난소 기능은 자연스럽게 저하되고, 이에 따라 임신 가능성도 함께 낮아진다.

과거에는 주로 난임 진단 과정에서 제한적으로 시행되던 난소 기능 검사가, 최근에는 AMH(항뮬러관 호르몬) 검사 등을 포함한 '산전 검사' 항목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에 미혼·기혼을 가리지 않고 가임기 여성 전반으로 빠르게 퍼지며 최근에는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도 가임력을 미리 확인하기 위한 기본 검사로 자리 잡고 있다.

AMH 검사는 난소에 남아 있는 난자 수, 즉 '난소 예비력'을 가늠하는 검사로, 수치가 높을수록 사용할 수 있는 난자가 많다는 의미다. 반대로 수치가 낮을수록 임신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조기 폐경 우려부터 냉동 난자 고민까지

이 같은 변화는 실제 체감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미혼 20대인데 40대 몸이라더라", "30대 초반인데 난자 얼리라는 얘기 들었다", "결혼식도 안 했는데 40대 몸이라는 말 듣고 멘붕 왔다"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온다.

20대라고 밝힌 한 글쓴이는 "호르몬 검사를 하려고 피검사를 했는데, 난자 개수가 0.8개 수준으로 40대 난소 나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며 "지금 냉동하지 않으면 언제 폐경이 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하는 걸 듣고 병원 화장실에서 대성통곡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결국 난자 동결을 결정했다.

또 다른 글쓴이는 "계속되는 임신 실패로 답답한 마음에 난소 나이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가 40대라고 나왔다"며 "아직 30대 중반인데 충격이 너무 크다. 며칠째 멘붕 상태"라고 호소했다.

다만 검사 확대와 온라인 경험담 확산이 필요 이상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결혼한 한 여성(29)은 "아이 계획은 4~5년 후나 더 이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난소 나이가 높게 나왔다는 이야기나 난임 판정받았다는 사례를 너무 자주 접하다 보니 겁이 났다"며 "온라인 커뮤니티 글들을 본 뒤 결국 산전 검사를 예약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온라인에서는 "난소 나이가 높게 나왔다고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라. 나도 비슷한 결과를 받았지만 자연 임신에 성공했다", "불안과 스트레스가 오히려 임신을 방해할 수 있다", "기회가 적을 뿐이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건강 관리와 컨디션 조절이 중요하다"는 등의 과도한 불안을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른다.
◇전문가 "절대적 신체 나이 아냐…검사 안 했던 과거엔 몰랐을 수치"


전문가들은 난소 나이 검사 결과를 곧바로 '절대적인 신체 나이'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가임력을 판단하는 참고 지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승호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검사를 하게 되면서 비로소 알게 된 수치들이고, 특히 수치가 낮거나 심각한 사례를 중심으로 온라인에 경험담이 많이 공유되는 경향이 있다"며 "과거에는 검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몰랐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환경오염이나 스트레스 등 여러 원인이 거론되지만, 현재로서는 명확하게 검증된 결론이라기보다는 가설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20대에 40대 난소 나이가 나왔다고 해서 신체 나이 자체가 실제로 40대가 된 것은 아니다. 호르몬 검사와 초음파 등을 통해 난소 예비력을 추정한 결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난소 나이는 하루 컨디션이나 최근 스트레스에 따라 크게 변동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수치가 높게 나왔을 경우 임신 계획을 다소 앞당기는 것을 권유할 수는 있지만, 무조건 처음부터 시험관 시술을 선택하기보다는 개인 상태를 충분히 상담한 뒤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낮게 나온 난소 예비력을 다시 높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만큼, 미혼 여성이라도 자신의 상태를 미리 점검해보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산전 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제도 역시 이를 반영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임신 사전건강관리 지원사업"을 전국 단위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만 20세부터 49세까지의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난소 나이 검사(AMH 검사)와 자궁 초음파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검사 비용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10만 원 이상이 드는 검사 비용을 감안해 최대 13만 원까지 지원된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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