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체감도가 큰 사업은 특허로 R&D다. 대기업, 중견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특허 출원 등을 비용으로 인식하고 전담 조직을 꾸리기 어렵다. 특허전략개발원은 IP-R&D 사업을 통해 전문가를 기업에 보낸다. 기술과 시장을 함께 점검하고, 경쟁사 특허와의 분쟁 위험을 사전에 확인해 회피·무효화·신규 권리화 전략 컨설팅을 제공한다.
한 중소 섬유기업 V사는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 C사의 유사 특허에 부딪혔다. 특허전략개발원은 무효화 근거가 될 선행 특허를 찾아 대응 논리를 마련했고, 실제 무효로 이어졌다. R&D 과정에서 특허 선행조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식재산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특허를 R&D의 부산물로만 본다면 추후 해외 기업과 분쟁 발생 시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모 경쟁률이 최고 6.2 대 1에 이를 정도로 수요가 많다는 게 개발원의 설명이다.
IP-R&D 지원 과제는 연간 약 600건이다. 과제당 1만~5만 건의 특허를 모아 분석하는 만큼 누적 분석량은 수천만 건으로 늘어난다. 분석의 출발점은 ‘모집단 특허’를 만드는 일이다. 키워드·검색식으로 관련 특허를 모은 뒤 오표기, 동명 기업, 인수합병 등에서 생기는 노이즈를 걷어내 유효 특허를 추린다. 이 과정에서 출원인 명칭 표준화가 중요하다. 기업명, 인수 또는 피인수 기업, 계열사 명칭 등을 정제하지 않으면 출원 점유율·집중도 같은 지표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전략개발원은 시각화 분석 소프트웨어 툴(Gephi)을 활용한 사회연결망 분석으로 기술 흐름을 파악한다. LDA(잠재디리클레할당) 토픽 모델링 등 데이터마이닝 기법으로 핵심 키워드를 뽑아 유망 기술을 선별하고 관련 R&D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특허 빅데이터 포털’에서는 개인이 여러 지표를 선택해 맞춤형 특허분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산업혁신전략 보고서도 제공한다.
나아가 특허 간 맥락을 AI로 파악해 개별 특허를 군집화하고 분류를 고도화하는 방안을 최근 연구하고 있다. 특허전략개발원은 이재명 정부 들어 특허청의 지식재산처 승격과 함께 AI 전략기획실을 신설했다. 앞으로 국가전략기술 간 융합 관점에서 AI 특허를 집중 분석해 R&D 전략지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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