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여주는 아이러니는 끝이 없다. 그는 무리수를 두며 선을 넘는 성격이기에 차기 대통령이 그의 규범 훼손을 답습할 가능성은 낮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겨냥한 수사도 전형적인 사례다. 10년 전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스틸 문서’(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이 만든 트럼프 공격용 문서) 사건은 언급하기 거북한 화제가 됐다. 정치적 거짓말과 ‘사법의 무기화’(lawfare), 통제 불능의 결과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사례인데 말이다. 모두가 알지만 모른 척하고 싶은 ‘방 안의 코끼리’와 같은 심리를 엿볼 수 있다.하지만 둘의 유사점은 거기서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상은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 언론, 민주당 같은 제도권 기관들이 스스로에 입힌 상처의 반사이익이나 다름없다. 이 같은 과정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한 번도 50%를 넘지 못했다. 심지어 그의 지지자 다수도 여전히 그에게 양면적인 감정을 느낀다. 대중은 언론에 대해서도 깨달았다. 트럼프에 대해선 ‘평판이 나쁘다’는 이유로 그의 거짓말을 폭로하고 과장하는 데 열을 올렸지만, 트럼프의 적들에 대해선 ‘평판이 좋다’는 이유로 그들의 거짓말을 보호하고 은폐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 안의 코끼리도 있다. 지난 8년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민주당이 정적을 흠집 내기 위해 러시아와 관련된 거짓 주장을 퍼뜨리는 것을 지켜봤다. 암묵적으로 푸틴이 침묵하거나 장단을 맞춰주길 기대하면서 말이다.
푸틴은 미국인보다 먼저 알고 있었다. 스틸 문서가 사기라는 것, 그리고 FBI가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사건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조작된 러시아 정보 문서를 이용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결과로 뜻하지 않게 트럼프가 당선됐다.
원제 ‘Now Lawfare Engulfs the F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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