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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판자촌' 구룡마을 큰 불…이재민 190여명 발생

입력 2026-01-16 17:36   수정 2026-01-16 23:42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대형 화재가 일어나 19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화재는 발생 8시간여 만에 진화됐지만, 소방당국은 판자촌의 밀집 구조와 강풍, LP가스통 폭발 등으로 진화에 애를 먹었다.

16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께 구룡마을 4지구의 빈집에서 시작한 불은 오후 1시28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화재 발생 8시간28분 만이다. 화재 발생 직후 불은 5·6지구로 번졌다. 소방당국은 인근 야산으로 불이 확산할 가능성에 대비해 오전 5시10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불길이 커지자 오전 8시49분 인근 소방서 인력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진화 작업에는 소방관 343명과 경찰 560명, 구청 직원 320명 등 총 1258명과 장비 106대가 투입됐다.

화재 현장에서는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으면서 긴장감이 이어졌다. 노후 전선과 비닐, 합판, ‘떡솜’으로 불리는 단열재 등 화재에 취약한 자재로 지어진 판잣집이 밀집해 불이 순식간에 번졌다. 곳곳에서 LP가스통이 터지는 폭발음도 울렸다. 마을 진입로가 좁고 구불구불해 소방차 접근이 제한됐고, 소방 헬기도 짙은 안개와 미세먼지로 인해 낮 12시30분에야 처음 투입됐다.

자동화재탐지기,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화재 예방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주민 대피 과정에서도 혼선이 빚어졌다. 주민들은 “집을 두고 어디로 가느냐”며 불탄 마을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이번 화재로 구룡마을 4~6지구 주민 258명이 긴급 대피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19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우선 인근 구룡중학교에 마련된 임시대피소로 몸을 피했으며 당분간 웨스턴프리미어강남호텔 등 2곳의 임시 거처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구룡마을은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지난해 9월과 7월, 2023년 1월에도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해 보상과 소유권 이전 절차를 마무리하고 자연 친화 주거단지로의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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