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의 목에 걸려 있던 진주 목걸이, '타이타닉' 속 서사의 시작이 된 전설의 푸른 다이아몬드, '오션스 12'에서 세계 최고의 도둑들이 목숨 걸고 노렸던 ‘파베르제 대관식 에그’, 조선의 미의식과 장인정신이 깃든 '상의원'의 봉잠까지. 영화의 결정적인 장면을 장식하는 보석들이다.주얼리 칼럼니스트이자 보석감정사인 민은미 작가의 두 번째 신간이 나왔다. 신간은 <영화가 사랑한 보석>이다. 티파니·까르띠에·샤넬 등 유명 하이 주얼리 브랜드에서 재직하며 저자가 직접 체득한 명품 하우스의 헤리티지와 감성을 한 권의 책 속에 그대로 담았다. 이 책에선 영화 속 주얼리를 단순한 소품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주얼리를 이야기를 움직이는 서사의 장치로 해석했다.
민 작가가 보는 보석은 선망의 대상이자 사랑과 욕망, 권력과 상실을 상징하는 시각 언어다. 한 장씩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37편의 영화 속 다양한 인물이 주얼리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영화 감상에 그치지 않고 보석이 놓인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맥락, 보석의 역사와 그 가치에 이르기까지 주얼리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를 수록했다.
영화 명장면 속 화려한 보석의 이미지는 저자가 직접 라이선스를 확보해 수록했다. 책은 주얼리를 통해 영화 산업을 읽을 수 있는 인문 에세이인데다가, 예술적 가치가 있는 주얼리 아카이브인 셈이다. 영화 애호가들은 새로운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 안내서로, 주얼리 마니아들은 스토리를 품은 이미지 컬렉션 북으로 소장해도 좋다.
민 작가는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 가장 먼저 이야기를 전하는 존재가 보석일 때가 많다"며 "이 책은 명장면을 다시 보고,그 장면 속 보석이 왜 그 곳에 있었는지를 묻는 기록"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어렵고 멀게 느껴지기 쉬운 보석과 주얼리라는 단어가 일상의 한 부분으로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했다"고 덧붙였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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