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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대신 갚아준 전세금…10년만에 사상 첫 감소

입력 2026-01-17 07:49   수정 2026-01-17 07:50


지난해 국가가 공적 재원을 투입해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지급한 전세보증금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HUG의 전세금 반환보증 대위변제 금액은 1조79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3조9948억원과 비교해 55.1% 줄어든 수치다.

2015년 HUG에서 전세금 대위변제가 처음 발생한 이후 연도별 기준으로 대위변제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전세금 반환보증 제도는 2013년 도입돼 현재 공공 보증기관인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민간 보증기관인 SGI서울보증이 관련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집주인이 계약 만료 이후에도 전세금을 반환하지 못할 경우 이들 기관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대신 지급한 뒤, 이후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구조다.

HUG의 전세금 대위변제액은 2015년 1억원에서 2016년 26억원, 2017년 34억원, 2018년 583억원, 2019년 2837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1억원, 2022년 9241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2023년 3조5544억원, 2024년 3조9948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이는 전세사기가 확산되면서 보증 사고 규모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해 HUG의 전세금 대위변제액은 제도 도입 12년 만이자, 대위변제가 시작된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위변제 건수 역시 2024년 1만8553건에서 지난해 9124건으로 50.8% 줄었다. 연도별 기준으로 대위변제 건수가 감소한 것은 2016년 23건에서 2017년 15건으로 줄어든 이후 두 번째다.

대위변제 금액과 건수가 동시에 감소한 배경에는 보증사고 자체가 줄어든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계약 만료 시점에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감소했다는 의미로, 전세사기가 정점을 지나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전세금 보증사고액은 1조244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4년 4조4896억원과 비교해 72.3% 급감했다. 같은 기간 보증사고 건수도 2만941건에서 6677건으로 68.1% 줄었다.

이 같은 변화는 HUG가 2023년 5월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 기준을 강화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당시 부채비율 기준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추면서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보증 만기 도래 금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해 전세보증채권 회수율이 대폭 상승한 점도 대위변제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HUG의 전세보증채권 회수율은 2023년 14.3%, 2024년 29.7%에서 지난해 84.8%까지 급등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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