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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하셨냐" 또 물었다…시대가 원하는 가수 임영웅 [김수영의 스테이지&]

입력 2026-01-17 16:10   수정 2026-01-17 16:11



최근 몇 년간 티켓팅이 가장 어려웠던 공연이 무엇이었냐고 물으면 대다수가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를 언급한다. 티켓 오픈 날이 되면 온라인이 온종일 떠들썩하고, 시작과 동시에 좌석이 순식간에 팔려나가며 이내 '매진' 기록을 쓴다.

앞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했던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은 단 2회 공연으로 2024년 공연시장 티켓 판매액 4위, 대중음악 장르 중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임영웅 콘서트는 이제 '베스트 셀러'를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서 '스테디 셀러'의 길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전국투어 '임영웅 아임 히어로 투어'는 인천·대구·서울·광주·대전·부산 전 지역에서 매진을 달성했다. 서울 공연의 경우 지난해 11월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무려 6회 진행, 6만여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임영웅은 투어의 대미를 향하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3회에 걸친 앙코르 공연을 마련했다. 지난 16일 무대에 오른 그는 "계속해서 연습하고 연구도 했다"면서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두 번째 서울 콘서트를 열게 됐다"고 팬덤 영웅시대를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기대에 찬 팬들의 눈빛을 한 몸에 업고 임영웅은 오프닝부터 단단한 발성으로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바다를 항해하는 느낌의 영상과 무대 위 거대한 범선에 시선을 빼앗길 즈음, 리프트를 타고 무대에 등장한 그는 힘차게 "영웅시대 소리 질러!"라고 외쳤고, 이내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원더풀 라이프'를 불렀다.

'나는야 히어로'를 부르면서는 댄서들과 안무 호흡을 맞추며 분위기를 띄웠고, 이어진 '런던 보이'까지 안정적으로 소화해 분위기를 달궜다. 오각형의 팬클럽 엠블럼 형태와 유사하게 배치된 플로어석에서 응원봉이 빛을 내면서 흥겨운 무드가 배가됐다.

오프닝을 마친 임영웅은 "오늘은 어떤 분들이 공연장에 찾아오셨는지 가까이에서 얘기해보겠다"면서 무대 사이드 양 끝까지 걸어가며 팬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고 인사했다. 이어 "이전과 다른 새로운 요소를 찾는 재미가 있을 거다. 눈을 뗄 수 없게 재밌는 게 많을 테니 푹 빠져서 즐겨달라"고 말했다.

"팬이 아닌데 끌려왔다 하시는 분들 손들어 보세요. 그렇다면 영웅시대가 될 수 있도록 제가 오늘 신나게 놀아보겠습니다!"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것이 차고 넘쳤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대형 스크린이었다. 최대 2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의 큰 규모에도 누구 하나 소홀함 없이 임영웅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일반적으로 스크린을 나눠서 곳곳에 설치하는 방식과 달리 3면 스크린으로 사이드까지 매끄럽게 커브드 형식으로 설치, 남다른 압도감과 몰입감을 선사했다. 여기에 스크린 양쪽 끝에는 세로형 화면까지 넣었다. 무대에 따라 분할하면 최대 7명의 임영웅을 만나볼 수 있었다.

소속사 물고기뮤직에 따르면 좌측 세로형 중계 화면부터 우측 세로형 중계 화면까지 스크린 길이는 무려 166m에 달했다.

공연을 빼곡하게 채우는 소프트웨어의 힘은 더욱 강렬했다.

라이브 밴드의 연주에 맞춰 임영웅은 '연애편지', '우리들의 블루스', '이젠 나만 믿어요'를 재즈 버전으로 선보였다. 노래하며 돌출무대까지 걸어 나온 그는 고음을 편안한 표정으로 뽑아내 환호받았다. 이어 "익숙한 곡을 새롭게 들려드리는 게 내겐 또 다른 행복"이라고 말했다.

혹자는 임영웅 신드롬에 대해 '뭐 그리 대단하다고'라며 의심한다. 그 기저에는 한때 거칠게 불어닥쳤던 트로트 열풍에 느낀 피로감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공연을 보고 나면 그 의심은 말끔히 사라질 테다. 트로트 경연을 통해 주목받았지만, 꾸준히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에 도전해온 임영웅의 행보가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의 임영웅은 장르를 구분하기 어려운 가수다. 콘서트에서는 발라드, 트로트, 댄스, 미디엄 템포의 곡은 물론이고 록, EDM 사운드까지 느껴볼 수 있다. '어떤 장르의 가수냐'고 규정하는 일은 그에게 더 이상 무의미한 일이 됐다. 여기에 트로트까지 부르니, 오히려 그 자체가 독보적인 강점이 됐다. '런던 보이(록)', '온기(발라드)', '모래 알갱이(발라드)', '얼씨구(댄스)', '우리에게 안녕(트로트)' 등 임영웅이 작사 혹은 작곡으로 참여한 곡 리스트만 봐도 알 수 있다.

모든 곡이 대중적으로 쉽게 귀에 들어온다는 점도 영리하게 자신의 길을 구축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하고 싶은 걸 마구잡이로 하는 게 아니라, 팬들도 납득할 만한 음악으로 다가가고 있는 셈이다.

다채로움을 선물하기 위해 '실력'은 필수다. 임영웅은 재치 있는 멘트로 팬들과 소통하다가도, 단번에 곡에 몰입하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웃음기를 싹 지우고 깊은 감성으로 '들꽃이 될게요', '비가 와서'를 부를 땐 관객들도 숨죽여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특히 '비가 와서'는 임영웅이 단독 작사·작곡한 곡으로 더 의미가 있었다. 노래를 마친 뒤 그는 "이렇게 큰 공연장에, 이렇게 많은 분을 모셔놓고 제가 작사·작곡한 곡을 부른다는 게 얼마나 영광스러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인생을 노래하고 삶을 위로하는 음악도 빠지지 않았다. 담백한 목소리로 '순간을 영원처럼', '천국보다 아름다운', '아버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불러 진한 위로와 감동을 안겼다.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무대에서는 중간에 휘파람도 직접 불었고, 후반부 화려한 고음을 선보여 환호를 끌어냈다. 깨끗한 발성은 물론이고, 정확하고 또렷한 발음 덕에 가사의 의미까지 곱씹어볼 수 있었다.


현시점에서 장르의 한계 없이 '대중가수'라는 영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보컬리스트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공연이었다. 임영웅은 '무지개' 무대에서 강렬한 록 사운드의 밴드 연주에 춤까지 소화했고, '돌아보지 마세요', '우리에게 안녕', '사랑해요 그대를', '보금자리' 등 트로트를 부를 땐 목소리를 꺾는 등 앞선 곡들과는 또 다른 창법을 구사했다.

아이돌이 주류로서 국내 대중음악 시장을 이끌고, 동시에 다양성에 대한 갈증 또한 존재하는 가운데 어쩌면 양쪽의 소구점을 고루 갖춘 독보적인 위치에 서 있는 임영웅이었다. 공연 말미 페스티벌에 온 듯 짜릿한 EDM 비트와 강렬한 레이저 속에서 응원봉을 흔들며 뛰는 어르신 관객들의 모습이 이를 대변했다. '홈'에 이어 '히어로'까지 무대 위 아티스트와 무대 아래 팬들이 하나가 되어 뛰며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앞서 임영웅은 콘서트에서 팬들에게 '건강검진을 해라'라고 독려해 화제가 됐었다. 이날도 그는 "작년에 건강검진 안 한 분들 손 들어보라"면서 "하라니까 왜 안 했냐. 맨날 핑계를 대다가 안 하시더라. 올해는 꼭 하셔야 한다"고 혼을 냈다.

이는 행복하게 음악을 즐기길 바라는 팬들을 향한 배려와 감사를 담은 귀여운 호통이었다.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즐기면 수명이 10년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해요. 건강과 행복이 서로 연결된 것 같아요. 공연장에서 여러분들만의 '건행'을 꼭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고척스카이돔 콘서트는 오는 18일까지 이어진다. 주최 측 추산 관객 수는 3일 총 5만4000명이다. 서울 공연 이후 내달 6∼8일에는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1·2홀에서 투어를 이어간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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