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열풍이 금융시장을 달구면서 그래픽카드와 메모리, 전기와 발전기까지 AI데이터센터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세다. 이 와중에 국내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숨은 승자’가 있다. AI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고속 전송 케이블과 송전용 반도체를 제조하는 나스닥 상장사 ‘크레도 테크놀로지 그룹’(크레도)다.
16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크레도는 1.24% 오른 150.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달새 주가 수익률은 12.55%, 6개월 기준으론 53.55%에 달한다.

크레도는 고속 데이터 인프라 연결 솔루션을 제공하는 반도체 기업이다. 서버 간 고속 데이터 전송 케이블인 액티브 전기 케이블(AEC)가 주력 상품이다. 2018년 크레도가 최초로 상용화한 상품으로, 보라색 색상이 특징적이다. 크레도는 또한 케이블을 통해 전송된 신호를 증폭시켜주는 광 디지털 신호 프로세서와 SerDes 집적회로 등을 생산한다.
크레도가 자본시장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건 AEC가 AI용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으면서다. AEC는 구리에 증폭 기술을 내장한 형태로, 장거리 고속 데이터 전송에 사용되는 광케이블과 달리 단거리에서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같은 장점 덕분에 AEC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데이터센터에서 대거 채택돼 크레도의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크레도가 선보인 실적 성장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2026 회계연도 2분기(2025년 8~10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2.3% 급증한 2억6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7879만달러로 84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1년 전 대비 흑자전환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크레도는 하이퍼스케일러와 데이터센터 업체의 인프라 투자 가속화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광케이블 기반의 새로운 연결 솔루션 등 향후 성장 동력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크레도 경영진은 3분기(2025년 11월~2026년 1월) 매출이 3억3500만달러~3억4500만달러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간값을 기준으로 직전 분기보다 27% 증가한 값이다. 연간 기준으론 매출이 전년 대비 170%, 순이익은 300% 이상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김 연구원은 "시장에서 예상하는 크레도의 향후 3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65.9%로, 반도체 산업 평균(6.8%)를 크게 상회한다"고 밝혔다.
월가의 시선도 긍정적이다. 최근 3개월 사이 크레도 목표주가를 제시한 11개 증권사는 모두 매수를 권고했다. 이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231.25달러로, 16일 종가 대비 53.18%의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조셉 카르도소 JP모간 애널리스트는 “크레도의 목표주가인 230달러는 2027년까지의 주당순이익 전망에 50배의 밸류에이션을 적용한 값”이라며 “이 같은 평가는 경쟁 업체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한 수준이며, 크레도가 AEC 기술의 선구자로 핵심 클라우드 및 하이퍼스케일러들에게 대우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으로 달성 가능한 수치”라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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