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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 사회 진입…이제야 불붙은 논의
유엔(UN) 기준에 따르면 '고령화 사회'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의 7% 이상인 단계고, '고령 사회'는 이 비율이 14% 이상인 단계를 의미한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후 2018년에 고령 사회가 됐고, 2025년경부터는 '초고령 사회'(노령 인구 20% 이상)에 진입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속도로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된 탓에 노동력 감소, 의료비 및 복지 부담 증가, 세대 갈등 심화 등 사회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동시에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법률 제11791호, 2013. 5. 22. 일부개정)이 시행된 지 10여년 만에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려는 논의가 활발하다. 
정년제가 과연 필요한지부터 따져 보면, 생물학적 연령은 특정 근로자의 업무 수행 능력에 관한 절대 지표가 아니므로 단지 연령을 이유로 근로관계를 자동 소멸시키는 건 불합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근속 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이 개별 근로자의 생산성을 초과해 계속됨으로써 기업이 과도한 부담을 안게 되는 것도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연공서열 임금 체계 하에선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의 필요성이 어느 정도 인정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는 '정년 연장'은 근로 능력이 있는 고령 근로자에 일할 기회를 보장해 고용과 생활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기업이 숙련된 근로자의 업무 능력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길이다. 그러나 여전히 근속 연수에 따른 연공급 임금체계가 주를 이루는 국내 기업 환경에선 기업의 비용 부담과 인사 적체를 가중시키고 신규 채용을 둔화시켜 청년 실업 문제를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이 정년 연장에 대비하려면 숙련된 고령의 노동력을 활용하면서도 비용 부담을 줄여 인사 적체와 신규 채용 등을 원활하게 하는 인사 제도의 개선이 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비용 부담 줄이면서 생산성 유지하려면…
정년을 늘리고자 하는 기업은 그 부담을 줄이면서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고려할 수 있다.
직무전환근로계약상 근로자의 업무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된 경우라면 해당 근로자의 동의를 요하지만, 그렇지 않거나 '회사의 업무상 필요에 따라 직무를 변경할 수 있도록'한 경우엔 원칙적으로 회사의 인사 명령으로 해당 근로자의 직무를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정당한 이유' 없는 전직을 금지하고, 판례는 정당한 이유를 '업무상 필요성', '생활상 불이익', '신의칙상 협의' 등 세 가지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업무상 필요성과 생활상 불이익이 중요한데, 고령으로 인한 생산성 또는 업무 능력 저하 등이 객관적으로 소명되지 않을 경우 자칫 '연령을 이유로 한 부당한 차별'로써 전직이 무효라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고용형태 전환고령 근로자를 단시간 근로자로 전환해 기존의 고용 관계를 유지하면서 퇴직 준비 기간을 부여하고, 해당 근로자의 능력과 경험을 계속 활용하면서도 연공서열 중심의 고비용 인력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고령 근로자의 고용 형태를 변경하려면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향후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차별이 문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전환 대상자의 자격·범위, 근로시간단축 범위, 전환 절차, 근로조건 등 처우 기준 등을 마련해두는 것이 권고된다. 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6의2, 6의3호[1]에 따라 퇴직금 중간 정산이 허용되는 점을 활용해 고령 근로자의 퇴직금 감소 불이익을 완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조기명예퇴직근로자의 사직 신청을 전제로 법정 퇴직금을 상회하는 퇴직 보상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할 수도 있다. 이땐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가 충분히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연령상 차별 문제, 퇴직 후 경쟁사 전직에 따른 영업비밀침해·경업금지위반 문제 등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저성과자 해고저성과를 이유로 한 해고는 제한적으로만 허용된다는 게 기존 판례의 주류적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근무 태도나 근무 성적이 불량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넘어서 그러한 사정으로 말미암아 근로자가 근로계약상의 근로제공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불가능 내지 현저히 곤란하거나 참가인에게 근로제공의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알 수 있다고 판단될 정도로 일신상의 사유가 현저히 드러나는 경우에 한정하여 해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판시해 다소 완화된 입장을 취했다(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1두33470 판결). 다만 객관·합리적 평가기준, 평가 과정의 공정성, 개선 기회 부여 등이 전제돼야 함을 유의해야 한다. 전적소속 기업 내에서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 근로자의 동의 하에 계열사나 자회사, 협력사 등으로 전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임금체계 개편연공서열적 임금 제도로 인한 비용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성과주의적 임금제도로 개편하거나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다. 다만 제도 변경에 따라 소수의 근로자라도 불이익이 당할 가능성이 있다면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의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으로서 근로자 집단의 동의가 필요하다. 특히 대법원이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은 유효"라는 기존 판례를 폐기한 점을 유의해야 한다(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2017다35595(병합)).대법원은 또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며 이런 기준이 충족되지 않은 임금피크제에 대해선 "연령을 이유로 한 불합리한 차별로서 무효"라고 판단했다. 임금피크제의 정당성 판단 기준이 제시된 것으로, 해당 요건을 충족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법 구멍' 여전…이행 방안 입법 시급
2013년 5월 22일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은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하면서, 제19조의2 제1항에서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해 정년 연장과 임금 체계 개편을 연계했다. 그러나 정작 임금 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의 구체적 내용에 관해서는 별다른 규정을 두지 않는 바람에 노사 간 자율적 합의에만 맡겨진 상황이다. 즉, 과반수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은 해당 노동조합의 동의, 그렇지 않은 사업장은 과반수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와 같은 엄격한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합리적 조치가 어렵다. 정년 연장은 우리 사회 구조의 큰 변화와 맞물린 문제로서 그로 인한 장단점, 유불리를 신중하게 따져보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실행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고령자고용법상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의 실질적 이행 방안을 입법을 통해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정년 연장을 논의하는 기회에 노동 생산성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해 고용의 유연 안정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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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3조(퇴직금의 중간정산 사유) ① 법 제8조 제2항 전단에서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란 다음 각 호의 경우를 말한다.
6의2.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합의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1일 1시간 또는 1주 5시간 이상 단축함으로써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근로자가 3개월 이상 계속 근로하기로 한 경우
6의3. 법률 제15513호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의 시행에 따른 근로시간의 단축으로 근로자의 퇴직금이 감소되는 경우
6의2.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합의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1일 1시간 또는 1주 5시간 이상 단축함으로써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근로자가 3개월 이상 계속 근로하기로 한 경우
6의3. 법률 제15513호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의 시행에 따른 근로시간의 단축으로 근로자의 퇴직금이 감소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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