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주식회사의 이사와 회사의 관계는 위임의 법리가 적용되므로 민법 제686조 제1항에 따라 '무상'이 원칙이다. 다만 실무상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고 이사의 직을 수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봉급, 수당, 상여금 등 다양한 명칭으로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주총 결의 필요한 이사의 보수
이사는 회사의 기관으로 업무집행에 전반에 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만일 자신의 보수에 관해서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면, 회사의 사정과 관계없이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한다.상법상 규정은 이사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해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방지해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다. 따라서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한 경우, 그 금액, 지급방법, 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있어야 한다. 그러한 결의가 존재하지 않는 한 이사는 보수를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판결).

다만 주주총회에서 개별 이사들의 구체적인 직무 내용, 책임 범위, 업무 성과, 시장에서의 적정 보수 수준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주주총회에서 이사들의 보수에 관해 상세하게 결정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 사업환경 변화나 이사의 직무 내용 변경, 성과 평가 결과 등에 따라 보수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도 있다. 주주총회에서만 이를 결정하도록 하면 탄력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렵게 된다.
실무상으로는 주주총회에서 임원의 보수 총액 내지 한도액만을 결정하고, 개별 이사에 대한 지급액 등 구체적인 사항은 이사회에 위임하여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법원도 이와 같은 방법을 인정한다(대법원 2020. 6. 4. 선고 2016다241515, 241522판결). 다만, 이처럼 이사회에 위임하는 경우에도 보수에 관한 사항을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표이사가 이사 보수를 정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정관에서 개별 이사의 보수 분배에 관하여 대표이사가 결정하도록 정하거나, 주주총회에서는 총액을 정한 뒤 구체적인 결정은 대표이사에게만 직접 위임하는 것은 어떨까?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최근 주목할만한 판결을 내렸다(대법원 2025. 12. 11.선고 2025다214605판결).이 사건 원고는 피고(주식회사)의 대표이사였던 사람으로 피고로부터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직에서 해임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급여, 퇴직금 및 손해배상금을 요구했다. 피고는 원고가 상법 제388조를 위반해 자신의 보수를 임의로 결정하고 과다한 보수를 지급받아 부당이득을 취했음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상계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피고의 정관에는 "이사의 보수는 임원급여지급규정에 따른다"는 규정이 있었다. 임원급여지급규정에서는 "급여는 경영성과 및 경영 기여도에 따라 대표이사가 정할 수 있으며, 지급한도는 주주총회 결의에 의한다"고 정했다. 법원이 그동안 인정한 것처럼 보수 총액을 주주총회에서 정한다는 점은 같았지만, 구체적인 보수 결정을 이사회가 아닌 대표이사에게 직접 위임한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다만 대법원은 개별 이사의 보수 분배를 대표이사가 결정하는 정관이나 같은 내용을 주총에서 대표이사에게 위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봤다. 대표이사가 자신의 보수를 스스로 결정한다면 개인적 이익을 도모할 위험이 있어 상법 제388조의 입법취지에 반한다는 것이다.
또 상법 제393조 제2항에 따라 직무집행을 감독하는 이사에는 대표이사도 포함된다. 이사회 구성원인 이사의 보수를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다면 대표이사의 업무집행에 대한 이사회의 감독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 논리다.
이사회 관계 고려한 법원의 논리
그동안 법원이 보수 한도액을 주주총회에서 정한 뒤, 구체적인 지급액은 이사회에 위임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이사회가 업무집행기관이자 감독기관의 역할을 겸하고 있다는 전제 때문이다. 감독기관인 이사회를 통해 개별 보수액이 결정된다면, 특정 이사가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만을 도모하는 폐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기존의 법원의 판단에 비춰 볼 때, 앞서 살핀 최근 대법원의 결론은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일선 실무에서는 위 판례를 반영하여 정관 개정, 실무 관행을 정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