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이집트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추진하기로 합의하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으로 무관세 수출이 가능한 제도가 적용되는 이집트 수에즈특별경제구역이 우리 기업의 새로운 대미 수출 생산기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8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집트 정부와 CEPA 추진을 위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이번 선언은 한·이집트 간 통상 및 투자 협력을 제도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협상을 공식적으로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CEPA는 일반적인 자유무역협정(FTA)보다 유연한 형태의 통상협정이다. 상품, 서비스, 투자, 공급망, 산업 협력 등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다루며, 시장 개방도 단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협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중장기적인 경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적합하다는 이점이 있다.
정부가 특히 주목하는 지역은 수에즈특별경제구역이다. 수에즈특구는 중동과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핵심 물류 거점으로 지리적 이점이 뛰어나다. 여기에 풍부한 노동력과 비교적 낮은 생산 비용, 항만과 물류 인프라까지 갖추고 있어 우리 기업의 생산·물류 거점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이다.
특히 수에즈특구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미국·이집트·이스라엘 간 체결된 ‘제한산업지대(QIZ)’ 협정이 꼽힌다. QIZ는 미국 무역법에 따라 지정된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미국 수출 시 관세를 면제해주는 특별 무역특혜 제도다. 중동 평화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도입된 제도로, 이를 활용하면 수에즈특구에서 생산된 제품을 미국 시장에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수에즈특구가 새로운 대미 수출 전진기지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이집트 측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수에즈특구청 간 정례 협의체를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상시 협력 채널을 통해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 과정에서 겪는 애로를 해소하고, 투자 기회를 체계적으로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번 CEPA 추진을 계기로 이집트와의 전략적 경제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넓혀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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