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분기부터 사업 영토를 확장하는 게임주와 기술이전 기대감이 큰 바이오주가 두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수형 에이케이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1981년생)는 지난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투자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2011년 졸업하고 2016년 이화여대 로스쿨 졸업 뒤 2018년 한컴그룹 총괄 변호사로 근무하며 같은 해 6월 파인아시아자산운용 임원으로 파견돼 금융투자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뎠다. 2019년 4월 파인아시아자산운용 대표(당시 39세)에 올랐는데 업계 최초·최연소로 화제를 모았다. 올해는 최고경영자(CEO) 7년 차로 2026년 증시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파인아시아운용은 2024년 11월 1일 에이케이파트너스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바꿨다.
변호사 출신이 어떻게 자산운용사 대표가 됐을까. 이 대표는 “변호사라고 해서 단순히 계약서만 검토하는 건 아니다”며 “실제 투자 구조 설계→협상→클로징→인수 후 통합(PMI)까지 딜 전 과정을 총괄하며 실무 경험을 쌓은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컴 그룹이 운용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해외 재무적 투자자들과 국내 주주 간 갈등을 조율하며 주주들의 신임을 얻었고 신뢰 경영이 3연임의 비결인 것 같다”고 웃었다.
3연임으로 올해 성장 가속페달을 밟는다. 이 대표는 “제 개인의 타이틀보다는 운용 경쟁력 강화, 투자 성과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이슈로 위축됐던 회사를 재정비하고 약 2000억원의 운용자산(2026년 1월 기준)을 기반으로 주식·채권·부동산·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자산군에서 고객 수익률 극대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격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PE 하우스, 스텔라프라이빗에쿼티를 출범했다”며 “이를 통해 바이아웃(Buyout)과 메자닌 투자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단순 금융 투자를 넘어 기업 성장 단계에 직접 개입하는 모범 자본으로 자본시장에 참여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법률과 투자 실무를 모두 경험한 만큼,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겠단 심산이다. 자본시장에서 ‘실력으로 증명하는 하우스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PE 하우스는 시가총액 1000억원 이하 스몰캡을 대상으로 경영권 인수, 메자닌은 전환사채 등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일 계획이다.
에이케이파트너스자산운용은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를 모두 설정·운용할 수 있는 종합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특정 자산에 국한되지 않고 시장 환경에 맞는 유연한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주식형 공모펀드로는 코스피200 지수를 벤치마크한 ‘AKP 턴어라운드 펀드(2025년 수익률 95%)’가 있지만 아직 운용액이 적다. 지난해 말 기준 40여 개의 자산운용사 중 하위권에 있어 ‘언더독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지수 상승을 주도해 온 코스피 대형주들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 코스닥 순환매 장세가 연출될 것이다”며 “소외됐던 게임·바이오를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IP(지식재산권)와 콘텐츠로 사업 확장을 하며 주가 침체 터널에서 벗어난 회사가 주가 재평가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작 이슈가 있는 종목들 위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임주는 장기간 조정을 거쳤기에 올해 반등을 예상했다.
바이오주에 대해서도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기술 이전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 위주로 매매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의 질주는 견조할 것으로 봤고, 방산주 또한 굳건할 것으로 판단했다. 조선주에 대해선 “미국발 수주 확대로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증시를 달구고 있는 로봇주에 대해선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피지컬 인공지능(AI)을 구현할 만한 기술이 있는지, 실제 매출로 이어져 흑자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업종에 대해선 “2차전지주”라고 답했다. 결국 올해도 업종과 종목 간 차별화가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단 것이다.
이 대표는 “예금·적금보다 주식 투자가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예·적금의 경우 자산을 불리는 수단이라기보다 지키는 수단에 가깝고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실질 구매력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축으로 목돈을 만들어 자산을 불리기 위한 투자(주식 등)에 나서는 게 수익률 측면에서 좋다”고 덧붙였다. 다만 “생활비·비상금·빚투(빚내서 투자)를 활용한 투자는 도박에 가깝다”고 일갈했다.
초보 투자자를 위해서는 “코스피200·S&P500 등 지수를 추종하는 적립식 펀드나 ETF를 통해 시장 전체의 성장을 누리는 게 현실적이다”고 했다. 결국 “타이밍을 맞추는 건 어려우니 좋은 자산에 오래 머무르는 게 중요하다”며 “꾸준히 그리고 장기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애저(Azure) 클라우드 기반 AI 플랫폼과 오피스 제품군에 AI를 결합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 지속성이 높아졌고, AI 기반 광고와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알파벳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들 종목에 대해 AI 소프트웨어·하드웨어가 수요 확대되는 구조에서 안정적인 성장과 현금 흐름 성과를 기대했다.
이 대표는 “모바일 반도체에서 AI·엣지 컴퓨팅으로 확장하는 반도체·통신장비주 퀄컴, 고급 반도체 제조를 위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공급 독점 기업인 ASML도 찜해야 한다”고 했다. AI와 고성능 컴퓨팅 확대로 반도체 수요는 장기 성장 관점서 유효하단 것이다. 퀄컴의 주가는 연내 200달러까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전력·유틸리티도 놓치지 않았다. 이 대표는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남에 따라 전력 인프라 및 유틸리티 기업이 간접 수혜를 볼 수 있다”며 퍼블릭 서비스 엔터프라이즈(PEG), 엑셀 에너지(XEL)를 언급했다. 경기 민감 섹터는 아니지만 AI 기반 전력 수요 확대로 장기 투자 측면에서 추천했다.
이 대표는 “인구 고령화와 기술 혁신, 연구개발(R&D) 확대 트렌드가 헬스케어와 바이오 시장을 키우고 있다”며 “의료기기·의약품·소비재를 아우르는 대형 헬스케어 기업 존슨앤존슨, 미국 최대 의료보험사로 안정적 수익 구조를 갖춘 유나이티드헬스도 기대가 크다”고 했다. 모더나와 리제네론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 및 항체 치료제 파이프라인으로 성장성을 갖춘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개인적으로는 양자컴퓨터 대표주인 아이온큐를 찍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S&P500 ETF가 기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미국 대형주를 한 번에 담을 수 있고 운용보수가 낮아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며 “AI와 빅테크 성공 스토리에 함께하고 싶다면 나스닥100 ETF도 추천한다”고 했다. 글로벌 배당 ETF로는 SCHD, VYM, VIGI를 내세웠다. 특히 “ETF 선택은 운용 보수, 분배금 정책, 투자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스피가 수익률 세계 1위를 했지만 거래세 인하, ISA·연금계좌 한도 확대와 같은 간접 비용 절감도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수단으로 판단했다. 끝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정책 메시지다”며 “어떤 정부든 국내 증시를 투기 억제가 아닌 장기 투자 장려 관점에서 일관되게 지원한다는 신호를 주면 서학개미 자금도 점진적으로 국내로 돌아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테크는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 이 대표는 “나이대별 전략이 다르다”고 답했다. 먼저 “20~30대는 자산 규모보다 성장에 집중해 주식이나 ETF 비중을 높이고 실패도 경험으로 쌓으면서 투자 감각과 자신만의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40대는 자산 방어와 성장의 균형이 중요한데, 분산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현금 흐름도 함께 챙기면서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50대 이후는 수익률보다 안정성과 현금 흐름이 핵심이다”며 “배당, 채권, 대체자산 비중을 늘려 노후 자산을 지키고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모든 연령대에 공통되는 원칙은 “빚을 내서 하는 투자와 유행을 좇는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쐐기를 받았다.
인터뷰 내내 웃는 얼굴인 그의 인생 가치관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카카오톡 프로필에도 써놓은 문장인데 ‘인생은 재밌게, 운 좋게’라 생각한다”며 “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선택을 우선하는데, 이유는 그래야 오래 하고 끝까지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 좋게라는 말이 자칫 농담처럼 들릴 수 있지만 나름대로 진지한 원칙이다”며 “운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본인의 에너지가 만들어내는 결과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옳은 방향으로 뿜어져 나오는 열정과 행동이 좋은 에너지를 만들고, 그 좋은 에너지가 결국 운을 불러온다”며 “운은 항상 움직이는 사람 근처를 맴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일단 해보자’ 하며 선택을 빠르게 한다. 물론 과정 속 실수도 하지만, 예상치 못한 기회와 행운이 많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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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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