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유전체는 아직 대규모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차세대 저장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전원이 꺼져도 분극(polarization)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극은 물질 내부 전하가 한쪽으로 치우치며 극성을 띠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덕분에 강유전체는 전원이 꺼진 뒤에도 정보가 유지되는 비휘발성 특성을 갖는다.
이를 반도체 소자에 적용한 것이 강유전체램(FeRAM)이다. FeRAM은 기존 양대 메모리 기술인 D램과 낸드플래시와 달리 고전압 구동이 필요 없고, D램 수준의 빠른 처리 속도와 플래시메모리의 비휘발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로 평가받는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AI 서버가 거대한 전력 블랙홀이 되면서 업계가 와트당 성능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FeRAM의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D램 같은 반도체 메모리 산업은 일단 국제 표준이 생기면 이를 기준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시장을 선도해 왔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강유전체 트랜지스터(FeFET) 기술을 지난해 12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하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삼성전자 연구진은 강유전체와 산화물 반도체를 결합한 새로운 낸드플래시 구조를 통해 적층 수가 늘어날수록 전력 소모가 폭증하는 기존 낸드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독일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은 지난해 FeRAM을 적용한 우주·방사선 내성 메모리 제품 라인업을 공개해 특수 환경용 고신뢰 메모리 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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