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 매출 1위 기업은 단연 넥슨이다. 2024년에 이어 작년에도 4조원을 넘었을 것이 확실시된다. ‘게임 공룡’ 넥슨의 2대주주는 이달 초 이름을 바꾼 재정경제부, 즉 정부다. 넥슨 지주사인 NXC 지분을 30.65%나 들고 있다. 그것도 2023년 초부터 4년째다. 그룹 계열사 중 넥슨게임즈(코스닥)와 넥슨재팬(도쿄증권거래소)만 상장돼 정확히 평가할 순 없지만 지분 가치가 4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초기 투자를 잘했을까. 그렇지 않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을 바탕으로 지분을 넘겨받았을 뿐이다.세금 대신 비상장 주식을 받아든 정부로서도 NXC 지분은 ‘그림의 떡’이다. 곧바로 현금화하기 어려워서다. 정부가 주요 주주인 건 맞지만 경영권이 없다. 경영권은 나머지 지분 70%가량을 보유한 유족이 갖고 있다. 비상장인 NXC를 통해 넥슨재팬을 지배하고, 넥슨재팬이 넥슨코리아와 넥슨게임즈 등을 컨트롤하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선 수조원을 주고 경영권도 없는 지분을 인수할 회사가 선뜻 나타날 리 만무하다. 네 차례 매각 시도에도 원매자가 없었던 이유다.
정부는 NXC 지분을 올 하반기 출범시킬 국부펀드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괄 매각이 어려우니 배당을 받고 구조화, 지분 스와프 등이 가능한 장기 수익 자산으로 활용한다는 고육지책이다. 최근 보고한 ‘2026 경제성장전략’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
이 경우 지분 매각은 더 공전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정부는 할인 매각이 불가피할 때도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치도록 했다. 원래 2회 유찰되면 감정평가액의 절반까지 할인할 수 있는데,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정부가 들고 있는 대량 매물을 소화하는 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매각 가격과 시점, 절차 등에 따라 정치적 역풍이 불 수 있어서다. 1998년 공적자금을 투입한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다 털어내는 데 꼬박 26년이 걸렸다. 그나마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여서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동원할 수 있었다.
미국에선 어떨까. 상속세 면제 한도가 높을뿐더러 최고세율(40%)도 낮다. 비상장 기업은 최장 14년간 분할 납부하는 완충 장치도 있다. 세금이 경영권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등장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 우리도 사회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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