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시작이다. 더 큰 포부와 마일스톤으로 한 해를 시작한다. 기업들은 전열을 정비했다. ‘좀 더 젊은 조직으로’. 그런데 정말 젊은 리더가 속도전과 빠른 의사결정을 담보할까?초경쟁 시대, 기업과 조직의 최대 화두는 단연 생존과 성장이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시장의 경계는 무너졌으며, 성공 공식의 수명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많은 조직이 변화의 해법으로 젊은 리더, 젊은 조직을 외친다. 그러나 이는 절반의 진실일 뿐이다. 나이는 혁신의 바로미터가 아니며, 젊음이 곧 혁신을 담보하지도 않는다. 세계 각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혁신의 성패를 가른 기준은 세대가 아니라 사고방식과 조직 태도였다. 젊은 리더가 기존 관행을 답습하며 안정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고, 반대로 연륜 있는 리더가 과감한 구조 혁신을 단행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변화를 대하는 방식이다.
초경쟁 시대 조직의 가장 큰 위험은 외부 경쟁이 아니라 내부 관성이다. 기존 성공 경험, 누적된 권한 구조, 형식적 합의 문화는 세대를 불문하고 조직을 느리게 만든다. 젊은 리더라고 하더라도 이런 구조에 빠르게 동화된다면 그는 혁신가가 아니라 ‘젊은 관리자’에 머무를 뿐이다. 반대로 나이가 많더라도 질문을 멈추지 않고, 실패를 허용하며 기존 질서를 재설계하려고 하는 리더는 혁신의 주체가 된다.
이 지점에서 주목해야 할 개념이 바로 ‘메기 리더’다. 메기 리더는 나이와 무관하다. 이들은 조직에 불편한 질문을 던지고, 침묵 속에 묻혀 있는 문제를 드러내며, 안정이라는 이름으로 방치된 비효율을 흔든다. 중요한 것은 그가 몇 년생인지가 아니다. 조직을 깨울 의지와 이를 감당할 설계 능력을 갖췄는가다. 인성이 아니라 책략의 가면이 필수적이다. 이 또한 기업의 그릇에 수렴한다. 세계 각국의 선도 기업은 이미 이 사실을 체득했다. 미국과 유럽의 혁신 기업은 젊은 인재를 중용하는 동시에 경험 많은 리더에게 실험과 실패의 권한을 부여한다. 일본과 독일 역시 연공을 유지하면서도 의사결정 속도와 책임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이들은 나이가 아니라 ‘연령 중심 판단’을 버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초경쟁 시대의 생존 전략은 세대교체가 아니라 구조 교체다. 직급보다 역할 중심의 권한 배분, 연차보다 문제 해결 능력을 중시하는 평가, 성과보다 학습을 축적하는 조직 시스템이 핵심이다. 기업과 조직의 경쟁력은 더 이상 젊음에서 나오지 않는다. 변화를 불편해하지 않는 태도, 질문을 허용하는 문화, 자신을 흔들 수 있는 용기에서 나온다. 초경쟁 시대에 살아남는 조직은 젊은 조직이 아니라 늙지 않는 사고를 가진 조직이다. 특히 ‘젊음’을 혁신의 상징처럼 소비하는 조직 문화를 경계해야 한다. 젊은 리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실제 권한은 기존 체계가 쥐고 있다면 혁신이 아니라 책임 전가에 가깝다. 반대로 경험 많은 인재를 ‘구시대 인물’로 치부해 배제하는 조직은 학습 능력을 포기하는 셈이다.
초경쟁 시대의 조직에 필요한 것은 세대 간 대립이 아니다. 역할과 관점의 결합이다. 연륜은 위험을 관리하고, 젊은 감각은 변화를 감지하며, 제도는 그 둘이 충돌하지 않고 작동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결국 조직 혁신이란 사람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제 역할을 하도록 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이 단순한 원칙을 외면한 조직은 아무리 젊어 보여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나이를 묻기 전에, 이 질문이 먼저여야 한다. “우리는 지금, 정말로 변하고 있는가?” 결국 길은 조직의 태도가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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