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봄'(2017년부터 2019년까지)이라 불렸던 격동의 시간. 그 중심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가장 많이 만난 남북대화 실무 책임자, 윤건영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있었다. 그는 현재 서울 구로을 지역의 재선 국회의원이다. 윤 의원이 그 시절을 단순한 회고가 아닌 '전략서'로 담아낸 《판문점 프로젝트》를 오는 21일 출간한다.
윤 의원실과 출판사(김영사)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하노이 노딜'부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무산, 물밑 협상과 돌발 변수들까지, 정상회담의 화려한 순간 뒤에 있었던 치열한 외교의 현실을 날것 그대로 담아낸다"고 소개했다. 윤 의원은 책에서 "다음 기회가 온다면 우리는 무엇을 붙잡고,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문재인 청와대의 첫 국정상황실장으로서 윤 의원은 남북 간 협상이 진행된 모든 현장에 있었다. 윤 의원은 책에서 김 위원장과 관련된 후일담을 낱낱이 기술했다. 그는 "첫 만남에서 느낀 김 위원장의 인상은 나이에 비해 상당히 노회한 느낌이었다. 좌중을 끌고 가는 데 능수능란한 사람이었다"고 표현했다. 평양정상회담(2018년 9월) 방북 때 김 위원장이 대통령 여사의 일정까지 꼼꼼히 챙겼다는 대목에서 윤 의원은 "농담이겠지만 김 위원장은 나에게 "이제부터 실무회담은 나하고 직접 하자"고까지 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또한 청와대 재직 중 접촉했던 북측 인사들로부터 들은 주한미군에 대한 예상 밖의 인식을 소개했다. 그는 "북한 관료들은 내게 주한미군의 남측 주둔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심지어 김 위원장은 주한미군을 긍정적으로 언급한 바도 있다"며 "막연히 북한은 주한미군을 극도로 싫어하고 철수를 요구할 것이라 여겼지만, 내가 경험한 북측 인사들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회상했다.
이재명 정부의 외교 전략에 대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윤 의원은 "얼어붙은 한반도 평화를 녹일 수 있는 결정적 한 방이 필요하다"며 "(평화를 위한 '전환의 불씨'는) 기다린다고 그냥 생기지 않는다. 지도자가 결단할 때 어느 순간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임, 민주당 정부의 집권이 겹친 이때가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적기라는 게 윤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민주당 행정부조차 '전략적 인내'라는 그럴듯한 표현만 내세웠을 뿐 실제적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그나마 해결의 근처라도 가본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다. '꿩 잡는 게 매'라는 말이 있듯이, 한반도 평화를 진전시킬 수 있다면 누구라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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