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이른바 국민평형인 전용 84㎡ 기준 15억원을 웃도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실수요자들의 탈서울 행렬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서울과 지방 간 분양가 격차는 2.5배 이상 벌어지는 등 극심한 가격 양극화도 계속되고 있다.
1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서울에서 신규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5043만6000만원을 기록했다. 2024년 6월 평당 4190만원으로 처음 4000만원을 돌파한 지 불과 1년 반 만에 5000만원대를 넘어선 것이다.
분양가 고공행진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철근·레미콘·골재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금리 상승으로 인해 금융 비용도 증가했다. 여기에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와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 등 강화된 환경·품질 규제가 공사비 상승의 추가 동력으로 작용했다.
올해도 분양가 상승 압박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1월 아파트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2.7포인트 상승한 114.3으로 조사됐다. 올해도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서울과 다른 지역 간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HUG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2001만원으로, 서울과 2.5배 차이가 났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역시 3.3㎡당 평균 2378만원으로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수도권 분양 시장에서는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탈서울' 수요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비규제지역은 전매·재당첨 제한 등 규제에서 자유롭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축소 등이 없어 대출 자금 마련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권 비규제지역 중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곳들은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거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례로 김포 풍무역세권 ‘풍무역 푸르지오 더 마크’는 558가구 모집에 9721건 접수로 1순위 평균 17.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천광역시에서는 검단신도시 '인천검단호반써밋3차' 분양이 43.6대 1의 경쟁률로 마무리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최근 서울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수요자들이 서울과 인접한 경기권 비규제 핵심 입지로 대거 이동하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에도 분양가는 상승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수요자라면 서울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비규제지역 수혜를 볼 수 있는 곳을 선점하는 것이 내 집 마련의 가장 확실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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