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만2988원. 19일 기준 한국금거래소에서 고시한 순금 1돈(3.75g) 가격이다. 말 그대로 금값이 '금값'인 상황. 금 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 0.5g에서 1g 정도의 콩알금이나 미니 골드바를 구매하는 '금테크 챌린지'가 2030세대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금테크 챌린지'라는 해시태그를 단 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수십개의 칸이 나눠진 플라스틱 보관함에 적금을 붓듯 콩알금을 하나씩 모으는 방식인데, 한 영상의 경우 조회수가 660만회를 돌파할 정도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콩알금을 모은 인증샷도 공유되고 있다. 별, 말, 네잎클로버 등 다양한 모양의 콩알금을 매달 적립한 사진을 찍어 올리는 식이다. 글 작성자들은 "더 사고 싶어서 눈에 아른거린다", "실물로 사면 안 팔고 오래 둘 거 같아 모으기 시작했다"는 등의 설명을 덧붙이며 의욕을 내비쳤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서울 종로구의 몇몇 금은방들은 SNS 계정을 개설해 콩알금 공동구매도 진행 중이다. 콩알금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금은방 관계자는 "공구(공동구매)는 지난 2024년 9월부터 시작했는데, 금값이 오르면서 공구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특히 최근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이 터지면서 공구 유입이 2배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공동구매에 참여하는 연령이 낮아진 것도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또 다른 금은방 관계자는 "원래 콩알금은 주로 40대가 구입했다"며 "금테크 챌린지가 뜬 이후에는 20대, 30대가 반절 정도로 비중이 늘었다"고 말했다.

콩알금은 0.2g에서 1g까지 크기도, 무게도 다양하다. 0.5g의 경우 한 알에 16만원 정도다. 순금 1돈을 사기 부담스러운 젊은 층도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이들을 겨냥해 덕질과 금테크를 엮은 챌린지도 등장했다. 아이돌 포토카드를 수집하는 투명 앨범에 포토카드와 함께 골드바를 모으는 식이다.
연일 상승하는 금값도 '금테크 챌린지' 인기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4635.59달러(약 682만원)를 찍었다.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금 가격은 지난해 64% 급등해 45년 만의 가장 큰 랠리를 펼쳤다. 금값은 올해도 고공행진 할 전망이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IB) '빅5'(JP모간·뱅크오브아메리카·웰스파고·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도 올해 금값이 지난해 말 트로이온스당 4332.1달러(약 638만원)보다 300달러(약 44만원)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금값이 오르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콩알금은 안전자산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과 열망이 표현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홍주 교수는 "MZ세대들은 재밌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현실적으로 비싼 금을 사기에는 경제적인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소분화된 형태로 금을 모으면서 SNS에서 챌린지 형식으로 재밌게 재테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서베이가 국내 1997~2007년생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Z세대 10명 중 7명은 절약·저축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20대 여성의 비중이 44.7%로 가장 높았다. 금테크 챌린지가 SNS상에서 확산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챌린지에 참여할 때 콩알금의 '가치 감가 수준'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콩알금은 골드바보다 재판매했을 때 공임비 등을 이유로 더 낮은 가격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며 "현재 유행하는 금테크 챌린지는 저축을 생활화하는 소비 습관을 기르는 것과 자산 포트폴리오 위험 관리에 도움은 되지만, 국내에서 금은 투자 수익률이 다른 자산에 비해 상관계수가 가장 낮은 자산이라는 점에서 금테크에만 올인하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부분도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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