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가 정유업계 최초로 설비관리 전략에 ‘안티에이징’ 개념을 도입했다. 설비 노후화로 인한 잠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해 생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안티에이징은 노후화에 따른 기능 저하를 예방해 건강과 활력을 유지하자는 의미로, 주로 뷰티·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쓰이던 표현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를 정유 설비 운영에 접목해 “고장 나면 고친다”는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고장 가능성 자체를 낮추는 방식으로 설비관리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설명했다.프로젝트의 무대는 대산공장이다. 대산공장은 국내 정유공장 가운데 비교적 최근에 완공된 시설로 평가받지만, 1989년 1공장 준공 이후 1996년 증설을 거쳐 2011년에는 신규 고도화 공정을 상업 가동했다. 그동안 정기보수와 설비 보완 투자를 지속해왔음에도 주요 장치의 가동 연한이 10년 이상 지나면서, 장기 관점의 체계적 설비관리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연속 운전 특성상 장치가 멈추면 손실이 누적되는 구조인 만큼, 안정적인 가동 능력 자체가 원가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판단이다.
안티에이징 프로젝트는 2035년까지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2025~2027년)는 고위험·다고장 설비를 우선 개선하는 구간으로, 총 1300억원을 투입한다. 2단계(2028~2031년)는 시스템 개선과 설비 신뢰성 강화에 집중한다. 이후 3단계(2032~2035년)는 추가 노후 설비 교체와 신규 과제 발굴을 병행해 개선 범위를 확대한다.
회사 측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단기성 보완 투자나 문제 설비 중심의 긴급 교체 등 ‘분절적 관리’에서 벗어나겠다고 강조했다. 생산·설비·설계·검사 등 주요 부문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설비를 통합 점검했고, 200여 개 개선 과제를 도출해 중장기 로드맵으로 구체화했다. 현장에서 설비 이상 징후가 포착됐을 때 원인을 추적하고, 유사 장치까지 확산 점검하는 방식으로 관리 범위를 넓혀 재발 우려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프로젝트 시행 첫해인 지난해에는 고장 가능성이 높은 설비를 중심으로 약 300억원을 투입해 재질 업그레이드와 노후 설비 교체 등을 마무리했다. 그 결과 2025년 기준 비상 가동정지와 경고 발생 건수가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정유공장은 24시간 가동되는 만큼 경쟁력의 핵심은 안정적인 가동 능력에 있다”며 “주요 설비에 대한 선제적 업그레이드를 지속해 공정 운영의 신뢰도를 한층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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