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한옥 수요가 늘자 정부가 한옥의 산업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한옥 전문 인력을 늘리고 모듈화를 지원해 건축 비용을 낮출 계획이다. 중소도시에 한옥을 기반으로 한 체류형 명소도 확충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다음달 국비 3억원을 투입해 100명 규모의 한옥 전문 인력 양성 기관 공모에 나선다고 19일 밝혔다. 한옥 설계와 시공관리자를 집중적으로 키울 계획이다. 한옥 건축 과정에서 가장 큰 부담으로 꼽히는 인건비와 유지·관리비를 낮추기 위한 조치 중 하나다.
남해경 전북대 한옥건축학과 명예교수는 “일반 아파트의 3.3㎡당 공사비가 800만~1000만원대라면 한옥은 1500만원 이상”이라며 “건축비만 줄여도 한옥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한옥은 자재가 모듈처럼 짜여 있어 이론상 조립식 공정이 가능한 구조다. 하지만 관련 인력이 부족해 실제 짓거나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에서는 수작업 비중이 크다. 건축비가 일반 건축물보다 높게 형성된 이유다.
국내 한옥 전문 교육기관을 갖춘 건 전북대뿐이다. 4년제 학부인 한옥건축학과와 대학원 한옥학과(석사 과정)를 개설했다. 또 한옥 설계전문 인력 양성 과정 등 추가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토부는 교육기관을 추가로 지정해 양성 체계를 넓힐 예정이다. 교육과정도 설계·시공·유지관리까지 모든 과정으로 고도화한다. 청년과 교사를 대상으로 한 한옥 캠프를 여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한옥 산업 기반 정비에도 나선다. 국토부는 한옥 통계를 현실화하고 건축기준을 재편하기로 했다. 대표적 사례로 지금까지 건축물대장에는 한옥이 ‘목조건물’ 등으로 포괄 표기돼 왔는데, 앞으로는 ‘한옥’으로 명확히 구분해 관리하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옥 건축 기준도 손질할 방침이다. 내화·내진·무장애·에너지 등 현대적 기준을 반영한다. 현행 기준은 2015년 마련돼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국토부는 한옥의 외형을 유지하면서도 법적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기준을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산업 생태계 구축도 병행한다. 국토부는 한옥 설계와 자재 제작, 시공, 유지보수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한옥 건축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을 구상 중이다. 한옥의 설계부터 제작까지 원스톱으로 만들어내는 구역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모듈 생산 방식을 정립해 해외 수출까지 연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활성화 전략과 연계한다. 국토부는 중소도시에 ‘한옥형 디자인 특화명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옥 마을과 숙소, 상업시설을 연계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전 조사에서 고창, 완주 등 지역이 관심을 표시했다”고 했다. 추후 공모를 통해 명소 조성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방안은 제3차 건축자산 진흥 기본계획(2026~2030)에도 담길 예정이다. 한옥 건축 기준 현대화와 산업화 전략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한다는 얘기다. 최아름 국토부 건축문화경관과장은 “한옥은 전통 주거를 넘어 지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자산”이라며 “비용과 기준 문제를 개선해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건축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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