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해. 벌써 줄 엄청 길어." 한 20대 여성이 지난 주말 서울 강남의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를 판매하는 한 디저트 매장 앞 대기줄을 보면서 남자친구에게 이 같이 말했다. 줄이 조금이나마 짧은 매장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 둘러봤지만 허사였다. 개장 1년 만에 1200만명 이상이 찾은 이곳에서 유독 인파가 몰린 매장은 다름 아닌 두쫀쿠를 판매하는 곳들이었다. 두쫀쿠 관련 알바 수요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두쫀쿠 언급량이 급증했던 연말에 관련 채용공고가 대폭 늘었다.
이 시기는 안성재 셰프가 자녀들에게 두쫀쿠를 만들어주겠다면서 '두바이딱딱강정', '두란말이'로 불린 정체 모를 디저트를 만든 영상이 화제가 됐던 타이밍과 겹친다. 두쫀쿠 인기에 유명세까지 더해진 셈이다.

작년 12월 알바몬에 올라온 두쫀쿠 관련 채용공고 수는 전월 대비 약 300% 늘었다. 알바천국에선 같은 해 11월 두쫀쿠 관련 채용공고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 달 뒤에는 채용공고 수가 233%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쫀쿠 알바는 몸값도 높은 편이다. 실제 알바몬·알바천국 검색창에 '두쫀쿠'를 검색할 경우 관련 알바 채용공고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한 카페에선 월급 28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두쫀쿠 제조·판매를 담당할 직원을 구하는 중이다. 올해 월 환산 최저임금(215만6880원)보다 약 30% 많은 급여를 줄 만큼 일손이 필요하단 얘기다.
다른 디저트 매장들 중에서도 최저시급을 웃도는 조건을 내건 곳이 눈에 띈다. 한 카페는 두쫀쿠 제조 알바 시급으로 1만2000원을 제시했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1만320원보다 16.3%(1680원) 더 높다. 두쫀쿠 생산팀장을 뽑는 한 사업장에선 월급 270만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젊은 층이 소비하는 유형을 부모 세대가 알게 되고 직접 경험해본 뒤 수요층으로 추가되면서 볼륨이 커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남들 다 해보는데 나만 못하면 소외된다'는 심리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온라인을 통한 빠른 확산 속도가 맞물리면서 폭발적 유행으로 번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바몬 기준으로 2022년 연간 소금빵 관련 알바 채용공고 수는 전년보다 4600% 늘었다. 2023년에도 1년 전과 비교해 297.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 탕후루 열풍도 알바 수요를 끌어올렸다. 당시 강남의 한 탕후루 프랜차이즈 매장에선 하루 12시간, 주 6일 근무 조건으로 월 375만원을 내건 알바 채용공고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해 탕후루 관련 채용공고 수는 전년보다 무려 2300.8% 증가했다. 요아정 인기가 한창이던 2024년에도 관련 채용공고 수가 1년 전보다 2704.9% 증가해 정점을 찍었다. 이 흐름은 지난해에도 이어져 전년 대비 102.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알바천국 역시 이 추세대로라면 전월 채용공고 수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알바천국 관계자는 "올해 1월은 보름까지만 집계된 수치인데도 지난달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고 말했다.
유행 때마다 알바 중심으로 채용시장이 들썩이는 현상을 좋게만 볼 수 없단 지적도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명예교수는 "일반 산업군에서도 신제품 출시나 특정 캠페인 시기에 한시적으로 단기 인력 수요를 충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단기 알바형으로 인력을 확보하고 일이 끝나면 내보내는 방식으로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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