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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포드를 추모하며' 2026 선댄스 영화제 미리보기...손석구부터 존 터투로까지

입력 2026-01-19 16:31   수정 2026-01-19 16:42

미국 최초의 독립영화제 선댄스 영화제는 ‘US/Utah Film Festival’이라는 이름으로 1978년에 시작되었다. 이후 1981년, 로버트 레드포드가 만든 ‘선댄스 연구소(Sundance Institute)’가 영화제의 리더십을 인계받으며 본격적으로 현재의 영화제로 성장했다. 선댄스는 쿠엔틴 타란티노, 스티븐 소더버그, 켈리 라이카트를 포함한 미국을 대표하는 인디 아티스트들을 배출함과 동시에 ‘독립영화’라는 위치를 메이저, 혹은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모든 영화를 지칭하는 존재가 아닌 할리우드 시스템에서 탄생할 수 없는 독보적이고 우월한 영화들로 승격시켰다.



최근 10여년간 선댄스 영화제는 미국의 독립영화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독립 장편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쇼케이스 하며 꾸준한 성장과 확장을 이루어 왔다. 이제는 명실상부 전 세계에서 가장 역사적이고 큰 위상을 가진 독립영화제가 된 셈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영화제는 작년에 타계한 로버트 레드포드를 추모하기 위한 행사들이 열린다. 그가 출연한 첫 독립영화 <다운힐 레이서>(1969)의 회고 상영을 포함한 다양한 레거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영화제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경쟁 부문, 특히 미국 극영화 경쟁 부문(U.S. Dramatic Competition)에는 손석구 배우가 주연한 작품을 포함해서 눈에 띄는 작품들이 포진해 있다. 곧 선댄스 영화제가 열릴 파크 시티에 갈 수 없다면 이 영화들의 리뷰들로 아쉬운 마음을 대신하시길!



1. <베드포드 파크>, 스테파니 안. [극영화 경쟁 부문, 스테파니 안]

이민자 2세인 ‘오드리’(최희서)는 학대받던 어린 시절로부터 아직도 고통받고 있다. 그녀는 급작스러운 어머니의 교통사고로 오랜 시간 만에 부모님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 곳에서 그녀는 교통사고에 연루된 또 다른 교포 2세, ‘일라이’(손석구)를 만난다. 비슷한 성장 환경과 상처를 공유한 둘은 만남을 거듭하며 서로가 겪은 많은 것들에 공감한다. 그렇게 연대일지, 사랑일지 모르는 그들의 관계가 시작된다.



<베드포드 파크>는 스테파니 안 감독의 데뷔작이다. 안은 단편 영화 연출, 그리고 다수의 프로젝트의 편집자로 크레딧을 올린 바 있다. 한국영화 제작사 바이포엠이 투자에 참여한 이번 작품은 무엇보다 손석구와 최희서의 조합으로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야기는 다르지만, 영화의 세팅과 분위기로는 선댄스 영화제의 또 다른 화제작이었던 <패스트 라이브즈>(셀린 송, 2023)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선댄스를 필두로 해서 베를린국제영화제와 아카데미 노미네이션까지 석권했던 전례의 전설을 이번 작품 역시 성취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2. <뉴욕에 살아있는 유일한 소매치기>, 노아 세건. [프리미어 섹션]

이야기는 1980년대부터 소매치기로 생계를 꾸려온 뉴요커, ‘해리’(존 터투로) 의 일상으로 시작된다. 해리는 꾸준히 기술을 연마해 왔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다. 2025년 현재, 고난도의 기술로 얻어 낸 전리품은 핸드폰, 신용카드로 가득 찬 (현금 없는) 지갑, 암호화폐와 총이 든 체육관 가방 등이다. <뉴욕에 살아있는 유일한 소매치기>는 시대의 흐름에서 뒤처진 사기꾼을 통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수많은 ‘낙오자’들을 그리는 초상이다. 그는 이제 인생의 마지막 장을 준비해야 한다.



영화의 주인공 존 터투로는 미국 인디 영화의 초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국의 인디펜던트 시네마가 형성되던 시기에 가장 활약했던 배우이자, 인디 시네마의 거장들과 코엔 형제의 ‘뮤즈’이기도 했다. 그는 스파이크 리의 <똑바로 살아라>(1989)를 포함, 코엔 형제의 <밀러스 크로싱>과 <바톤 핑크> 그리고 <빅 르보우스키>를 포함한 다수의 영화의 주역을 담당했다. 이번 영화는 황금기를 지나 이제 70대로 향하고 있는 배우 존 터투로의 실제 타임라인과도 많은 면을 공유한다. 감독 노아 세건은 분명 터투로 라는 배우의 광활한 삶과 시간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소매치기 해리를 중첩해 이 영화를 만들었을 것이다. <뉴욕에 살아있는 유일한 소매치기>는 분명 오랜 시간 동안 쌓아진 로버트 레드포드의 레거시를 기리는 올해 선댄스 영화제와 매우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 [미리보는 선댄스 영화제 ②편]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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