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등 발전공기업에서 초급간부(통상 3·4급)로의 승진 기피 현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급간부는 직원보다 순환근무 주기가 짧아 거주지 이동 부담이 있는 데다가 금전적인 보상도 미흡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상당수의 공공기관에선 임원(상임이사) 승진을 꺼리는 현상이 확산하면서 조직 내 성장동력 상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전사에선 초급간부로의 승진 기피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한전, 한전KPS, 한국수력원자원, 서부발전, 남부발전, 남동발전, 중부발전 등 7개 발전사에선 비간부 직원의 ‘승진 의사’가 30%에 그쳤다. 감사원은 “‘현재 승진 기피가 있다’는 응답은 90% 이상이었고, ‘그 정도가 심하다’는 응답은 절반이 넘었다”고 했다.
실제로 초급간부 승진시험 제도를 운용 중인 한전 등 12개 기관의 최근 15년간 시험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모두 시험 경쟁률이 지속 하락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전KPS는 2020년 이후, 철도공사 등은 2023년부터 매년 미달이 발생하고 있다. 한전KPS의 경우 2024년 경쟁률은 0.2대 1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한명의 초급 간부가 여러 부서를 겸임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과중한 업무부담으로 업무 차질이 확산하고 있다는 게 감사원의 분석이다.

감사원은 이같은 승진 기피 현상의 배경으로 승진으로 인한 임금역전 현상이 발생한다고 했다. 감사원은 “6개 기관에서 일반 직원의 0.8~17.3%가 초급간부 연평균 보수보다 많은 보수를 수령한다”고 했다. 특히 초급간부는 직원보다 성과급 차등 지급률이 더 높고, 초급간부는 승진 이후 낮은 근평 등급을 부여받는 경우가 많았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초급간부는 직원보다 순환근무 주기가 짧고 승진시 본사 근무 원칙도 적용받는 경우가 있어 거주지 이주 부담이 증가한다는 점과 △승진시 업무량과 책임은 증가하나 직원에 대한 통제 권한은 부족하다는 점 등도 승진 기피 현상 배경으로 지목됐다.
임금피크제(임피) 제도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감사원에 따르면 전 공공기관 임피 대상자(8247명) 중 38.5%는 기존 직무(임피 적용 전 담당 업무)하고, 61.5%는 별도직무(다른 업무)를 수행한다. 다만 별도직무 소속 부서장(93명)에 조사한 결과 임피 대상자의 실질 업무시간에 대해 ‘주 5시간 미만’이라는 응답(28%)이 가장 많게 나타났다.
감사원은 “실제 업무량 표본점검 결과 6개 기관(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인천공항공사, 주택보증공사, 관광공사, 가스공사, 수자원공사)에서 업무량이 전혀 없거나 저조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했다.
한편 감사원은 지역인재를 정원의 30% 이상 채용해야 한다는 ‘혁신도시법’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공공기관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엔 ‘시험 분야별 연 5명 이하’ 채용의 경우 지역인재 의무 채용 비율을 적용하지 않도록 예외 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해 지역 인재 채용 비율을 어긴 공공기관이 상당수였다는 것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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