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상장사 슈프리마에이치큐가 자사주를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재단법인에 무상으로 넘기기로 결정해 논란에 휩싸였다. 주주들은 회삿돈으로 산 자사주를 경영권 강화에 활용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재단법인으로 넘기면 의결권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슈프리마에이치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및 사회공헌 활동'을 처분 목적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주주들은 반발하고 있다. 회삿돈으로 사들인 자사주를 무상으로 재단에 증여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비영리재단에 넘기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지난해 9월에도 슈프리마에이치큐는 계열사와 특수관계인에 자사주를 처분해 의결권을 되살렸고, 지배력을 강화했다. 당시 슈프리마에이치큐는 61만1620주, 신동목씨는 4만5871주를 장외에서 인수했다. 최대주주인 이재원 슈프리마에이치큐 대표 측의 지분율은 41.67%에서 47.95%로 6.28%포인트 높아졌다. 이 거래로 슈프리마에이치큐에 15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3차 상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가 붙자 급하게 자사주를 처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은 오는 21일 열리는 국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국회 논의가 속도를 낼 경우 이르면 이달 또는 3월 처리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대주주가 자사주를 사실상 지배권 강화 용도로 사용했지만, 슈프리마에이치큐 이사회는 반대하지 않았다. 자사주를 재단에 무상 출연하기로 결정한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사내이사인 양희수 부사장과 강준혁 사외이사, 박부견 감사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이재원 대표는 불참했다.
슈프리마에이치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슈프리마에이치큐 관계자는 "숨마문화재단은 외부 인원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회사 또는 최대주주와 특별한 관계가 없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재단에 자사주를 무상 출연하는 것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재단 이사회의 독립성을 완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재단에 출연하려면) 회사 지배주주나 경영진이 의결권 행사 지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사주를 매도해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넘기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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