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국회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1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통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증권가에선 이번 상법 3차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유가증권시장의 주식 수가 연평균 1%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미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종목, 그중에서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은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한경닷컴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지난 1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인 종목 중 △보통주 자사주 비율이 5% 이상이고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22개 종목을 선별했다. 12개월 후행 PBR 1배 미만이라는 조건은 자본금을 줄일 유인이 있는 종목을 골라내기 위해 추가했다.

선별된 종목 중 보통주 자사주 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롯데지주로 27.51%에 달한다. 12개월 후행 PBR은 0.39배로 자기자본을 절반으로 줄여도 PBR이 1배에 못 미친다.
다만 롯데지주가 상법 개정 전에 보유지분을 처분할 가능성도 있다. 김한이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롯데지주는 10% 내외의 자기주식을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 및 신규 사업 투자 관련 자금 조달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앞서 롯데지주는 작년 6월 말에도 지분율 5%에 해당하는 자기주식을 롯데물산에 매각한 바 있다.
롯데지주에 이어 SK의 자사주 지분율이 24.8%에 달해 두 번째로 높았다. 12개월 후행 PBR은 0.74배다. SK의 경우 당장 강력한 주주환원이 기대되고 있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SK의 주주환원 정책은 연간 최소로 주당 5000원의 배당과 시가총액의 1~2%에 해당하는 자사주 매입·소각”이라며 “보유한 자사주는 정부 정책에 따라 대응할 예정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HDC는 선별된 종목 중 12개월 후행 PBR이 0.33배로 가장 낮았다. 자사주 지분율은 17.14%로 KCC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HDC는 국내 인프라 디벨로퍼(개발업자) 선구자로, 국내 최초로 민간 제안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인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올해 연결 종속회사 대부분의 실적 개선이 전망되는 상황으로, 이익 체력의 확대는 곧 배당 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1일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고 3차 상법 개정안을 심사할 계획이다. 국회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당은 주주총회 시즌 이전에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제도 도입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번 3차 상법 개정안은 기업들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18개월 이내에, 신규 취득하는 자사주는 취득 시점으로부터 1년 이내에 각각 소각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경영상 불가피한 사유로 자사주를 보유하거나 처분할 경우에는 그 목적과 계획을 명시해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도 있다. 이를 두고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보유·처분 권한을 이사회 재량에서 주주 통제 영역으로 이전시키는 제도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합계 주식수는 연평균 2%, 순이익은 연평균 10.5% 증가했지만, 주식수 희석으로 인해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순이익 증가 속도를 밑돌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사주 소각 법안에 따른 기업들의 주식 소각 확대로 코스피 주식수는 연평균 1% 감소할 것”이라며 “주식 수 감소는 우호적인 수급 환경을 조성하고 EPS와 주당장부가치(BPS)의 상승 속도를 구조적으로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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