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50' 여성들을 상대로 명품, 골드바 등 고가 상품을 반값에 판매한다고 속인 뒤 돈만 가로챈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물건을 구매해 바로 되팔기만 하면 차익을 얻을 수 있다며 구매자를 현혹한 뒤 실제로는 물품을 넘겨주지 않는 방식의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지방검찰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박모씨(45)를 지난 14일 구속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SNS와 지인 소개를 통해 자신을 '개인 셀러'라고 소개하며 접근해 피해자 19명에게서 3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일당은 초기에는 백화점 브랜드의 중저가 의류를 절반 가격에 판매하고 실제로 물품을 배송해 주며 신뢰를 쌓았다. 이후 반클리프 목걸이와 카르티에 시계 등의 명품을 ‘급매 물량’이라며 정가 대비 45~5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고 홍보했다.

사기 대상은 실물 금으로까지 확대됐다. 일당은 순금 1돈을 30만원, 실버바 1㎏을 100만원에 판매하겠다며 시세보다 절반 이상 낮은 가격을 내세워 100돈 이상의 대량 구매를 유도했다. 일부 피해자에게는 투자 수익을 강조하며 ‘공동구매’ 방식으로 자금을 모으기도 했다.
물품 인도나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자에게는 “백화점 교환 상품권으로 대신 지급하겠다”, “회사 계좌에 문제가 생겼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지급을 미뤘다. 실제로 박씨는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주민등록증과 집 주소까지 공개하면서 피해자들의 독촉을 잠재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환급 능력이 없음에도 돌려막기식으로 거액을 받아낸 전형적인 폰지 사기 수법”이라며 “정상적인 유통 구조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가격과 확정 수익을 내세운 투자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구속되기 전 최근까지도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수십만 원대 브랜드 의류를 판매하는 척하며 소액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30~50대 주부나 직장인이었다.
황태정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기 범죄의 경우 형사적으로는 피해자의 의사도 일부 있었다고 보고, 민사적으로는 피해금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결국 법 적용 보다도 예방 쪽으로 논의가 기울어져야 한다”며 “사기 예방 홍보가 경찰 행정의 중점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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