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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방살이 GKL, 서울에 카지노 리조트 짓는다

입력 2026-01-19 16:44   수정 2026-01-20 01:35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창사 20년 만에 자체 사업장 확보를 위한 검토에 본격 착수했다. 호텔 건물을 빌려 쓰는 현재의 임차 영업 방식으론 다른 카지노와의 경쟁에서 밀려 생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다만 서울 도심에 대형 리조트를 짓기 위해선 수천억원대 재원 마련과 정부 승인이 필요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장 3곳 연간 임차료 300억원
19일 카지노업계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GKL은 지난 14일 열린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 2차 업무보고에서 중장기 핵심 과제로 자체 사업장 확보를 제시했다. 윤두현 GKL 사장은 이 자리에서 “외국인 카지노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바뀐 상황에서 임차 사업장의 한계로 고객이 원하는 시설을 갖추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가족과 함께 온 고객들은 수영장, 쇼핑, K의료 등을 원하는데 현재 시설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며 “도심형 복합 관광의 플래그십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체 사업장 마련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GKL은 서울 강남과 용산, 부산 등 세 곳에서 카지노 영업장을 운영 중이다. 모두 호텔 건물의 일부를 빌려 쓰는 임차 형태다. 경쟁사인 파라다이스, 롯데관광개발, 인스파이어 등이 호텔과 리조트, 수영장, 아레나(공연장) 등의 시설을 자체 보유하고 카지노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는데 이런 구조적 한계 때문에 고객 유치와 실적 면에서 이들 경쟁사에 뒤처지고 있다. GKL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약 600억원으로, 파라다이스(약 1700억원)와 롯데관광개발(14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장기적으로 해외 카지노와의 경쟁에서 밀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030년 오사카에 카지노를 포함한 초대형 복합리조트(IR)가 일본에서 처음 문을 열 예정이다. GKL의 주력 고객인 일본 VIP가 대거 이탈하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구조적 한계로 경쟁사에 밀려”
재무적 효율성 측면에서도 자체 사업장 확보는 필수 과제로 꼽힌다. GKL은 매년 매출의 일정 비율을 건물주에게 임차료로 낸다. GKL이 연간 지출하는 임차료는 300억~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에선 추산한다. 이는 GKL이 작년 거둔 영업이익의 60~7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조직 관리 차원에서도 절실하다. GKL 임직원은 2020년 1831명에서 2024년 1780명으로 감소했다. 2005년 설립 후 20년간 사업장 규모가 유지돼 심각한 인사 적체 현상이 발생했다. 자체 리조트를 건설하면 호텔 운영, 매장 관리 등 비(非)카지노 분야에서 대규모 일자리가 생겨 인사 숨통이 트일 수 있다.

관건은 막대한 투자비 조달과 정부 허가다. 서울 도심에 5성급 호텔 규모의 복합리조트를 짓거나 매입하려면 토지비를 포함해 1조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GKL은 작년 3분기 기준 당장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이 4000억원에 이르고, 외부 차입 여력도 상당해 투자비를 조달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카지노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정부 승인도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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