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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코냑 재고 10년來 최대…증류소 멈추고 가격인하 검토

입력 2026-01-19 16:43   수정 2026-01-20 01:34

위스키, 코냑 등 프리미엄 증류주 수요가 큰 폭으로 줄어 주요 기업이 대규모 재고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업체들은 증류소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가격 인하 검토까지 나섰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디아지오, 페르노리카, 캄파리, 브라운포맨, 레미쿠앵트로 등 상장 주류업체 5곳의 숙성 증류주 재고 규모는 220억달러(약 32조원)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FT는 “스카치, 위스키, 코냑, 데킬라 등의 수요가 역사적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코냑 제조사 레미쿠앵트로의 숙성 증류주 재고는 18억유로(약 3조원)에 달했다. 연간 매출의 두 배이자 전체 시가총액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디아지오도 연간 매출 대비 재고 비율이 2022회계연도 기준 34%에서 지난해 43%로 급등했다. FT는 “정보를 공개한 기업들의 현재 재고 규모가 금융위기 직후 쌓인 물량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재고가 폭발적으로 급증한 것은 주류업체가 수요 예측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기간 주류 소비가 증가하자 제조업체들은 양조장 증설에 나서는 등 생산량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최근 소비 위축 여파로 고가 주류 수요가 급격히 식자 공급이 소비를 웃돌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산업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년 전부터 수요를 예측해야 하는 주류업체는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숙성주를 만들려면 짧게는 2년, 길게는 12년 뒤를 내다보고 생산량을 결정해야 한다. 일부 업체는 가격 인하를 검토하거나 생산시설 가동을 멈추고 있다. 일본 주류업체 산토리는 미국 켄터키에 있는 짐빔 버번 증류소를 1년 이상 폐쇄했다. 디아지오도 텍사스·테네시의 생산시설 운영을 올여름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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