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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펑' 팔던 PKC "첨단 소재사로 변신"

입력 2026-01-19 16:39   수정 2026-01-19 16:40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PKC는 1954년 백광약품으로 출발해 가성소다, 염소 등 다양한 기초화학 소재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변기나 배관을 뚫는 가정용 세정제 ‘트래펑’으로도 유명하다. 창립한 지 70년이 넘은 이 회사는 이제 전통 화학 소재 업체에서 벗어나 반도체·배터리 소재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윤해구 PKC 대표는 지난 16일 인터뷰에서 “반도체 경기가 확장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다음달 새만금 1공장을 완공한다”며 “배터리·반도체 소재 사업을 키우고 글로벌 업체들의 핵심 파트너가 돼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PKC는 기존 거래 업체 물량을 늘리고 해외로 고객군을 확장하고 있다. 아산화질소와 고순도 염소, 고순도 염화수소 등으로 거래처를 다변화하는 중이다. 소기가스라고 불리는 아산화질소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조뿐 아니라 자동차 엔진 출력 강화제나 의료용 마취제로 쓰인다. 최근에 불순물이 없는 고순도 가스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반도체 증착 공정의 필수재로 이용되고 있다.

윤 대표는 “반도체의 집적도가 올라가는 게 반도체 소재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같은 면적의 땅(칩)에 1층짜리 단독 주택을 지었다면 이제는 100층, 200층짜리 마천루에 해당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3D 낸드를 쌓아 올리는 시대가 돼 소재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건물이 높아질수록 더 정교하고 깊게 깎아내는 기술이 필요한데, 기존 범용 가스로는 이 미세 공정을 감당하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삼불화인 같은 차세대 특수가스로 반도체 회로를 아주 깊고 날카롭게 깎아내야 한다. 윤 대표는 “초미세·고집적 공정 변화에 맞춰 글로벌 장비사와 함께 차세대 가스와 증착 소재인 전구체 물질을 개발 중”이라며 “반도체 집적화가 고도화할수록 우리가 만드는 특수 소재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PKC는 반도체 금속 재활용 사업에도 진출했다. 윤 대표는 “반도체 원자층증착(ALD) 공정에서 원자력 발전의 핵심 소재인 하프늄이나 지르코늄 같은 특수 금속을 사용하는데, 공정 특성상 투입량의 90%가 그냥 폐기된다”고 했다. 최근 연이은 데이터센터 건설로 원전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이 금속들의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반도체회사 입장에서 비싸게 산 원료를 버리는 건 큰 손해다. 게다가 RE100(재생에너지 100% 전환)이나 탄소 중립 같은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자원 재활용이 중요해졌다. 이를 위해 PKC는 반도체업체들이 수거한 폐기물에서 희소 금속을 다시 추출해 고순도 원료로 재공급하는 사업에 나섰다. 고객사는 원재료 구매 비용을 낮추고 환경 인증까지 덤으로 받을 수 있다. PKC는 원재료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고수익을 낼 수 있다. 1차 시제품을 선보인 이 회사는 내년께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 대표는 “다음달 준공하는 새만금 1공장에서 국내 최초로 배터리 전해액 핵심 원료인 삼염화인과 오염화인을 생산한다”며 “상반기에 시운전과 품질 인증 시험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매출이 발생하면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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