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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비용 부담에…은행권, 채권 발행 주춤

입력 2026-01-19 17:08   수정 2026-01-20 01:33

작년 말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국내 은행의 채권 발행액이 상환액을 밑돌고 있다. 은행들이 시중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속도보다 빌린 돈을 갚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뜻이다. 통상 연초에는 자금 수요가 몰려 채권 발행이 늘어나지만, 시장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고강도 규제로 가계대출 확대마저 어려워져 급하게 수신을 늘릴 필요가 없어진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 금리 상승에 두 달째 순상환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6일 국내 은행채 발행금액은 10조1200억원으로 상환금액(10조2100억원)보다 900억원 적었다. 지난해 12월(3조2381억원)에 이어 순상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국책은행 등 특수은행을 제외한 민간 은행의 경우엔 국민은행과 iM뱅크만 채권을 찍었다. 기관투자가가 자금 집행을 재개하는 1월임에도 은행들이 이처럼 소극적인 것은 이례적이다.

가장 큰 원인은 뛴 조달 비용이다. 16일 기준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연 2.785%로, 작년 8월 말 대비 0.276%포인트 올랐다. 이는 현재 시중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와 맞먹고, 기본금리(평균 연 2.44%)보다 0.3%포인트 이상 높다. 최고금리가 은행이 제시한 각종 우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받는 것을 고려하면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게 시장에서 채권을 찍는 것보다 더 비용이 적게 드는 셈이다.

금리 변동성 확대도 발목을 잡았다. 은행채 금리는 지난달 10일 연 2.886%로 치솟았다가 3주간 하락하며 이달 8일 연 2.737%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그 후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1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문구를 삭제한 것이 시장금리를 자극했다. 고강도 부동산 규제와 환율 불안 탓에 한은의 금리 인하가 당분간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지만 기관도 평가손실 가능성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는 국면에선 채권 투자에 신중해진다”며 “조금 더 금리 움직임을 지켜본 뒤 채권 발행 시점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수신 전략이 변수로 떠올라
가계대출 성장세가 꺾인 것도 은행들이 채권 발행에 소극적인 이유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1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7조3726억원으로, 올해 들어 3055억원 줄었다. 작년 12월(-4563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정부의 전방위적 대출 규제가 효과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은행 신규 가계대출 위험가중치 하한을 15%에서 20%로 상향했다. 무주택자의 고액 전세대출까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은행별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도 2%대로 묶일 전망이다. 돈 나갈 구멍(대출)이 막히니 돈 들어올 구멍(채권·수신)을 넓힐 필요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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