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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공무원 수학여행'으로 전락한 CES

입력 2026-01-19 17:19   수정 2026-01-20 00:16

지난 9일 폐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은 올해도 ‘K의 물결’로 가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현지 로봇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산업 현장에 최적화된 로봇을 선보여 세계 각국 미디어로부터 호평받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행사가 열린 베네시안홀 유레카파크 곳곳의 ‘관제 전시관’은 안타까움을 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엉성한 구석이 많았다. 파견 나온 공무원은 입구에 관람객이 찾아온 줄도 모른 채 무언가 자신만의 일에 몰두해 있었다. 서류 작업에 한창이었는데 아마도 본국에 보낼 보고서 작성용인 듯했다. 동행한 벤처투자업계 대표는 비아냥 섞인 칭찬을 내놨다. “작년엔 한국어로만 꾸민 전시관을 버젓이 마련했는데 그래도 올해는 영어로 입간판을 세워놓긴 했네요.”
한국어로 전시관 꾸미기도
CES는 총성 없는 테크 전쟁터다. 특히 갓 시장에 발을 디딘 스타트업은 각국에서 몰려온 잠재적 투자자 및 거래처를 만나기 위해 눈에 불을 켠다. 기업 가치를 키울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미국, 중국, 유럽 스타트업은 로봇, 악기, 낚싯대 등 흥미를 유발할 제품이 있다면 무엇이든 꺼내 놓는다. 아직 전시할 만한 상용 제품이 없다면 기발한 캐치프레이즈를 걸고서라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려고 한다. 지방자치단체 등 한국의 관제 전시관에 구색 상품처럼 끼어 있는 스타트업들은 대체 무엇을 위해 라스베이거스까지 먼 길을 와야 했는지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관람객의 발길이 닿지 않는 부스에는 한국인 관계자들만 덩그러니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CES를 메운 수많은 한국 전시관은 한국의 혁신이 여전히 관료 주도형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다. 한국처럼 각 지자체와 대학, 공공기관 등이 CES에 많이 참여하는 사례는 드물다. 그것도 각각 전시관을 따로 차리는 일은 없다. 올해는 20여 개 기관이 서로 다른 곳에 흩어져 부스를 차렸다. 인공지능(AI)·로봇·핀테크 등 각 키워드를 중심으로 스타트업이 배치된 유레카파크에서 참관객들이 ‘강원’이나 ‘경기’ 등 지역관을 특별히 찾을 이유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홍보 대신 진짜 성과 우선해야
이런 각개전투의 이면에는 지자체별 예산 논리가 굳건히 똬리를 틀고 있다. 각 지자체는 참가 기업당 약 3000만원을 들여 CES 혁신상 수상법을 알려주고, 부스를 빌려준다. 공무원에게 중요한 것은 ‘결과 보고’다. 이런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기껏 예산을 들여 스타트업을 CES에 보냈는데 그림(사진)이 안 나온다면 상부에 보고할 명분이 서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스타트업들이 지자체관에 모여 있는 게 그들로선 훨씬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CES에 참가하거나 미국에 진출하는 스타트업 지원을 멈출 수는 없다. CES 현장에서 만난 한 대학생 창업가는 “세계 무대의 벽을 실감하며 값진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이왕 지원하려면 스타트업이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에 힘써야 한다. 매년 반복되는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적어도 올해부터는 현장에서 찍은 사진 말고, 지원한 스타트업이 미국에서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를 성과 지표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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