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단기적인 급등이 마냥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지속적인 고환율로, 주가 상승과 통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디커플링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1480원대까지 상승한 원·달러 환율은 정부 개입으로 지난 한 해를 1439원에 마감했지만, 불과 한 달도 안 돼 다시 147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 재무장관의 구두 개입도 일시적인 영향에 그칠 만큼 원화 약세는 구조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원화 가치 하락은 증시에도 적잖은 불안 요인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추가 환차손을 우려해 한국 주식을 매도하고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채권시장에선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상승세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된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최근 1년 새 국내 증시 시총은 약 1700조원 증가했는데, 그중 800조원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견인했다.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코스피지수 급등에도 하락한 종목(493개)이 상승 종목(427개)보다 많을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반도체 등의 경기가 둔화하면 국내 증시에 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코스피지수가 5000에 근접하면서 과열 우려가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순간이 오면 국내 주식을 던지고 해외 주식으로 갈아탈 것이다. ‘국내 주가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펼쳐질 수 있다는 얘기다. 어렵사리 불 지핀 증시 활황을 이어가려면 자사주 강제 소각 같은 단기 부양책이 아니라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의 이익 창출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노동 등 각종 규제를 개혁하고, 산업 구조조정과 재편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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