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19일부터 중·소형 H형강 판매가를 t당 100만원에서 108만원으로 8% 올렸다. H형강과 철근은 주로 건축 현장의 구조물로, 스테인리스스틸은 석유화학 설비와 산업용 탱크, 선박 등에 쓰인다. 포스코도 다음달부터 스테인리스스틸 열연강판을 t당 330만원에서 350만원으로 6.1%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철강제품 가격 인상 주범은 글로벌 광물 인플레이션이다. 니켈 가격은 이달 12일 t당 1만7816달러로 한 달 전인 지난달 15일(1만4305달러) 대비 24.5% 급등했다.
포스코, 스테인리스 6% 인상 예고…현대제철도 철근값 인상키로
업계는 광물 가격이 급등한 이유로 생산국 정부의 자원 무기화 정책이 있다고 보고 있다. 철강뿐 아니라 항공우주, 방위산업,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니켈은 생산량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 정부가 올해 니켈 채굴량을 2억5000만t으로 1년 전(3억7900만t) 대비 34% 줄이기로 했다. 크롬과 망간도 공급의 핵심 축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 정부가 인도네시아처럼 감산을 결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철강사들은 원가의 60~70%까지 차지하며 가격도 치솟은 니켈, 크롬, 몰리브덴 등 광물을 이 환율로 사와야 한다. 대형 철강사 관계자는 “광산을 다수 보유해 원료 조달이 쉬운 중국 스테인리스스틸 제품과 가격 차이가 10%에서 20% 정도로 벌어질 것”이라며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전 세계에 걸쳐 다수의 광산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광물 조달에서도 유리하다. 중국 청산그룹과 화유코발트 등 중국계 자본이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철광석과 크롬, 망간 등은 중국 내 채굴도 가능하다. 포스코가 스테인리스스틸 열연강판을 t당 330만원에서 350만원으로 올리는 것과 달리 중국산 제품 가격이 t당 300만원 안팎에서 변함없는 이유다. 이렇게 되면 4년 전 5% 안팎이던 한국과 중국 스테인리스스틸 열연강판 가격 차이는 네 배 가까이로 벌어지게 된다.
대표적 산업 중간재인 철강 가격이 오르면 소비재 전반의 물가 상승으로 그대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철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릴 만큼 모든 제조업과 건설 분야의 기초 소재로 쓰인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철강 가격 인상은 결국 글로벌 광물 확보 경쟁과 한국 전체의 경제 불안이 촉발한 측면이 크다”며 “메모리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나 가전제품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철강 제품 가격까지 오르면 거의 모든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시욱/김진원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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