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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의무화' 임박…기업들 "자본금 줄어 유동성 위기"

입력 2026-01-19 17:36   수정 2026-01-20 01:53

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을 1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이 법이 시행되면 기업의 자본금이 줄어 경영 일선 혼란이 커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자본금은 기업의 기초체력 지표 역할을 하는데, 자사주 소각으로 갑자기 줄면 채권 상환 요구가 이어져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제계는 예외 조항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법안 처리를 늦출 수 없다며 원안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경제단체들은 민주당을 찾아 3차 상법 개정안에 따른 자본금 감소 우려를 전달했다. 현행법과 법무부 유권해석에 따르면 지주사 전환, 인수합병(M&A) 등 과정에서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사주는 소각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채권자 보호 절차 등 복잡한 자본금 감소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이런 자사주를 그냥 보유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3차 상법 개정 추진으로 이를 모두 소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기업들이 국회를 찾은 것은 법 통과의 후폭풍을 감당하기 쉽지 않아서다. 주총 특별결의는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 등 요건이 까다롭다. 안건이 부결되면 기업은 소각 의무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채권자 보호 절차도 걸림돌이다. 자본금 감소는 기업에 중대한 사안인 만큼 채권자 동의가 필수적인데, 이 과정에서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경제계 관계자는 “그간 정부의 지주사 전환 유도 정책으로 그룹 지주사들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비자발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한 사례가 많다”며 “이들의 자본금이 일시에 줄면 부채비율 증가나 신용등급 하락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채권자의 대규모 상환 요구가 현실화해 유동성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문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자기자본 기준을 바탕으로 라이선스를 받는 금융회사 등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법무부가 유권해석을 바꾸는 선에서 해결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평가한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본금 감소 절차 등은 상법에 조문이 있어 법 자체에 예외 조항을 넣지 않으면 법무부 유권해석만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주주 동의를 얻어 계속 보유하는 방법도 있지만, 역시 찬성표 ‘허들’이 너무 높아 성립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민주당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을 원안대로 심의할 예정이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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