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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퇴직금에 반영되나…29일 대법 판결 나온다

입력 2026-01-19 17:52   수정 2026-01-20 01:48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경영성과급이 퇴직금 산정 기준인 ‘평균임금’에 포함되는지를 두고 대법원이 이달 29일 최종 판단을 내린다. 소송을 제기한 근로자 측 요구대로 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된다는 판결이 나올 경우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급증해 산업계 전반에 메가톤급 파장이 불가피하다. 경영 성과에 따라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던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임직원 보상 방식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간기업 성과급 관련 첫 대법 선고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2부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전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을 29일 선고한다. 같은 날 민사1부는 SGI서울보증의 성과급 관련 사건에 대해 판결한다. 삼성전자 사건은 2019년 1심이 제기된 이후 7년 만이며 대법원에 계류된 지 5년 만이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전원합의체 회부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소부에서 결론을 내기로 했다.

쟁점은 경영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을 근로의 대가인 ‘평균임금’으로 볼 수 있는지다.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 동안 근로자가 실제로 받은 임금(일당)을 뜻한다. 1년 근속마다 30일치 평균임금이 퇴직금으로 지급된다.

산업계가 이번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경제적 파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예컨대 A 회사에 20년간 근속하다가 퇴직 전 3600만원의 경영성과급을 받은 근로자의 경우 성과급을 평균임금에 포함해 계산하면 이론상 퇴직금이 최대 2억4000만원 늘어난다. 3600만원을 퇴직 전 3개월(90일)로 나누면 평균임금 일당이 40만원 늘어나고, 여기에 근속연수 20년을 적용한 결과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성과급을 평균임금에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직전 3개월치가 아니라 1년치로 계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계산 방식에 따르더라도 평균임금 일급이 10만원 늘어나 퇴직금은 6000만원 증가한다.

특히 최근 평균 1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명시한 SK하이닉스처럼 성과급액을 늘리고 기준을 구체화한 기업들은 연간 수조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직원 2000명 규모의 한 서비스업체 대표는 “실적은 언제든 변하는데 성과급까지 고정 비용처럼 취급되면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고 토로했다.
◇기업 패소 시 천문학적 배상
이번 논란은 2018년 대법원 판결에서 비롯됐다. 당시 대법원은 기획재정부 평가에 따라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지급된 경영평가 성과급이 ‘근로의 대가’라며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이후 민간 기업에서도 “성과급을 퇴직금에 포함해 다시 계산하라”는 퇴직자들의 소송이 잇따랐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굵직한 기업들이 줄줄이 소송에 휘말렸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만 10건이 넘는다.

하급심 판단은 엇갈렸다. SK하이닉스 사건에서는 1·2심 모두 성과급의 임금성을 부정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기업이 승소했다. 반면 현대해상과 한국유리공업 사건에서는 1·2심 모두 성과급을 임금으로 인정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건이 나뉘어 진행되면서 수원지방법원에서는 회사가 이겼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 1심에서는 근로자가 승소하는 등 같은 회사 사건인데도 법원마다 판단이 갈렸다.

근로자 측은 성과급이 근로자들의 노력이 누적된 결과물이라는 입장이다. 또 성과급이 정기적으로 계속 지급돼 왔고 산정 기준도 사전에 정해져 있다면 임금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업 측은 경영성과급이 글로벌 경기 상황과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에 좌우되는 결과물인 만큼 근로 제공의 직접적인 대가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퇴직금 제도의 취지는 퇴직한 근로자가 다시 취업할 때까지 생활 수준을 보장해 주는 것”이라며 “일시적 호황에 따른 거액의 성과급까지 반영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성과급은 중견·대기업 중심 제도인 만큼 임금성이 인정되면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곽용희/장서우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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