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의 여파로 식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닭고기, 유제품 등 주요 수입 먹거리의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며 소비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원화 기준 수입 식품 물가는 축산물과 곡물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2024년 12월 당시에도 계엄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434.42원까지 치솟으며 물가가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12월 환율은 이를 웃돌며 전년 동월 대비 상승 폭이 더욱 커졌다.
가장 타격이 큰 품목은 닭고기다. 원화 기준 닭고기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150.57에서 197.44로 31.1% 급등하며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뒤이어 소고기가 13.7%(143.83→163.56), 돼지고기가 8.3%(119.63→129.60) 오르는 등 축산물 전반의 원가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
여기에 환율 상승 영향이 겹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수입 식품 가격은 국제 가격보다 훨씬 더 오르고 있다. 실제 닭고기의 경우 국제 시세는 28.2% 올랐지만, 환율 영향이 더해지며 원화 기준 수입가는 31.1%로 뛰었다. 약 2.9%포인트(p)가 환율 효과로 분석된다. 소고기 역시 국제 시세 상승 폭(11.2%)보다 원화 기준 상승 폭(13.7%)이 2.5%포인트(p) 더 높았다.
국제 가격이 내렸음에도 환율 탓에 국내 가격만 오른 사례도 있다. 치즈의 경우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0.2% 하락했으나, 환율이 3.3%포인트(p)나 영향을 미치면서 원화 기준으로는 오히려 3.1%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수입 단계의 가격 상승이 장기간 누적될 경우 향후 소비자물가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곡물·육류 등 해외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비용 부담은 가공식품 제조업체와 외식업체 전반의 가격 조정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쌀(4.2%), 옥수수(3.7%), 냉동수산물(2.6%) 등 주요 품목들의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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