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정 종목에 대한 호재성 기사로 주가를 띄운 뒤, 미리 매수해둔 주식을 팔아 11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전직 기자와 증권사 출신 일당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밝히는 한편 범행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전·현직 기자들에 대한 추가 기소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장찬)는 20일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직 기자 A씨와 증권사 출신 전업투자자 B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A씨 등은 2017년 초부터 2023년 6월까지 특정 종목을 매수한 뒤, 호재성 기사를 작성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고 곧바로 주식을 매도하는 선행매매 방식으로 약 112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거래량이 적은 중·소형주나 호재성 정보를 미리 입수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범행을 이어왔다. 이들이 범행에 이용한 기사 수는 2000건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기에는 A씨가 근무하던 경제신문 소속 기자에게 특정 종목에 대한 기사 작성을 요청하거나, 친분 있는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보도 전에 미리 입수해 활용했다. 이후에는 A씨의 배우자나 실존하지 않는 인물의 이름을 만들어 기사를 작성하거나, 다른 언론사를 통해 직접 보도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A씨 일당 외에 타사 전·현직 기자들도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밝히며 A씨가 자신이 소속됐던 언론사 외 다른 두 개 언론사 소속 기자들과 공모해 특정 종목 관련 호재성 기사로 약 69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이들에 대한 추가 기소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피고인들은 이날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단은 "기록이 방대한 만큼 자세한 의견은 차회 공판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2월 12일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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